전남대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선거가 끝나고 당선 선본이 결정된 상태에서 전남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가 재투표를 결정하고, 재투표를 하기 전에 기존에 당선된 선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해버렸다. 그 이후 단선으로 재투표가 이뤄졌는데, 개표기준인 투표율 50%가 안됐는데도 중선관위 마음대로 개표를 해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막장선거’다.

지난 29일에 끝난 전남대 2012 총학생회 선거에서 ‘Action with 17845’(이하 액션) 선본이, ‘전설’ 선본을 126표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이 됐다. 그러나 개표가 끝난 다음날중선관위가 재투표 결정을 내리고, '액션' 선본에게 경고를 주었다. 기존에 경고 2회를 안고 있던 '액션' 선본은 경고를 한 번 더 받게 되면서, 경고 3회로 세칙 상 액션 선본의 후보 자격이 박탈되었다.

중선관위는 인문대 투표함 개표 당시에 선관위쪽에서 관리하는 ‘인문대 선거인명부’가 사라진 것을 알고, 인문대 학생회 선거 표 770표를 보고 770명을 인문대의 총학생회 투표자 수로 설정하게 되었다 . 실투표수는 763표였으므로 오차가 7표로 기록되어 투표가 유효하게 인정 되었다. 그러나 정작 다음날 '전설' 선본 측의 이의제기를 받고 “원래 선거인명부에 731명이 기재되어있는데 그렇다면 실투표수와 763표와 오차가 3%이상 난다는 결론이 난다.”며 재투표를 선언했다. 

'액션' 선본측의 재투표 반대 운동 ▲출처 - 전남대 뉴스



선거인명부를 제대로 관리 못한 것이나, 개표장에서의 결정을 번복한 것은 전적으로 중선관위의 책임이다. 더구나 선거인명부의 학생 수와 실투표수와의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인문대 선거인명부’가 사라지기 전 ‘종이 두 장이 찢겨져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재투표를 선언한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다. 그리고 개표장에서 인문대 투표 자체를 무효로 처리하려는 (무효가 되면 액션 선본이 지는 상황이었다.) 움직임에 반발하며 항의했던 ‘액션’ 선본이 ‘중선관위 업무 방해’를 이유로 경고를 받아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재투표 이후의 상황이다. 단선일 경우 투표율 50%가 넘어야 개표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세칙을 임의로 갖다 붙여, 8일 투표율이 12.8%인 상태에서 개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여수캠퍼스에 위치한 특수교육학과 (소속은 광주캠퍼스) 를 일괄 사고자 처리한 것, 간호학과의 대리선거, 중선관위원 중 한명이 전설 선본 쪽을 도와주고 있다는 의혹 등의 다양한 문제가 터져 나오며 결국 개표를 중선관위 스스로 중단시킨다.

현재 전남대를 이끄는 총학도 ‘전설’ 총학생회이며, 중선관위 구성원의 다수가 ’전설‘ 총학과 연관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선관위가 세칙을 마음대로 적용하면서 ’전설‘ 선본의 당선을 위해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다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 이들은 액션 선본에게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경고를 3번이나 주며 후보 자격을 박탈시키면서 스스로 공정성을 잃었다. 또한 단선 재투표를 할 때도 마음대로 개표를 하고, 임의로 특정과를 배제하는 등 민주주의의 절차 자체를 완벽히 무시했다.

정치판에서도 이런 식의 부정 선거는 나오기 힘들다. 그런데 정작 선거를 파행으로 치닫게 하고, 학내 민주주의를 붕괴시켜 버린 중선관위와 현 총학은 아무런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학교 측이나 재단이 개입한 것도 아니고, 학생들 스스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

현재 전남대 총학생회를 이끌고 있는 ‘전설’은 반운동권으로서 운동권에 대한 극렬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과거 운동권이 친북, 종북 행적을 보였다는 것을 비판하고 있으며  운동권에 대한 색깔론이 선거 전략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습게도 오히려 ‘전설’ 총학이 북한의 비민주적인 삼대세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들이 더 이상 민주주의의 성지인 전남대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