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관련법은 빠르게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의 여론수렴은 생략하고 높으신 분의 생각대로 법을 공표해 버린다. 쿨링오프제도 그러하고 지난 2월7일 발표된 멀티방 출입을 포함한 ‘영화 및 비디오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그러하다. 특히 2월 7일에 발표된 위의 개정안엔 청소년의 멀티방 출입을 금지하는 항목이 있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기존의 멀티방은 10시 이후의 청소년 출입만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이번 법의 개정으로 청소년의 멀티방 출입이 금지되게 된다. 멀티방이 무엇이라고 청소년의 출입을 금지시키는 것일까? 멀티방에 대해 알아보자.


 



멀티방과 정부의 생각 그리고 인터넷

멀티방은 신개념 문화공간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급부상한 문화공간이다. 멀티(multi : 다채로운, 다양한)라는 말처럼 노래방, PC방, DVD방의 기능을 한곳에 모아놓았다. 거기에다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고 게임기의 일종인 WII도 즐길 수 있게 설비된 곳을 말한다. 방으로 구분되어 있고 다른 곳과 비교에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서 대학생들과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을 하고 있다. 이런 멀티방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

정부는 멀티방이 청소년탈선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으로 이루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폐쇄성을 띄고 있어 흡연이나 음주 성관계등 청소년 탈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멀티방내에는 침대와 샤워시설이 존재하고 금지사항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멀티방의 청소년이용을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하고 6월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많은 누리꾼들이 반발을 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소수의 경우를 보고 다수의 이용를 제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라는 의견이 많다. 트위터에서는 멀티방 금지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묻는 설문도 진행되고 있으며 멀티방 금지에 관한 논란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실제 멀티방은?

    

이러한 논란의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다수의 멀티방에 가보았고, 다음의 스토어뷰를 통해 멀티방의 내부를 살펴보았다. 약 50여곳의 멀티방을 살펴봤지만

침대가 있거나 샤워시설이 존재하는 곳은 발견하지 못했다. 멀티방마다 사소한 차이는 있었지만 방에 소파가 있거나 소파가 없는 차이정도이고 나머지는 다 비슷했다. 이용객을 살펴보니 성인들과 청소년이 반반정도 되는듯했다. 청소년들은 보통 2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이 폐쇄된 구조였으나 문을 잠그지는 못하게 되어있었다.

정부의 발표대로 샤워시설과 침대가 있는 멀티방도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보다 갖추기 않은 곳이 압도적으로 많다. 청소년이 멀티방에서 탈선을 저지를 수 있지만 탈선행위를 하는 사람보다는 하지 않는 경우의 수가 월등히 많다. 소수의 경우을 일반화시켜 생각하는 생각은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다. 이번 멀티방 이용을 금지시키는 정부의 정책은 과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멀티방에서의 청소년 탈선을 막으려고 멀티방 출입을 금지하는 행위는 이를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행위이다.


멀티방을 규제하고 싶으면 폐쇄적인 방 구조를 개방적으로 바꾸는 식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 방 안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든가 침대나 샤워시설이 있는 곳은 경고나 주의조치를 내리거나 그 사업장을 청소년이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 몇 가지의 지시로도 충분히 청소년의 탈선의 장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청소년의 행동을 제약하는 행위는 금지되어야 한다.

최근 청소년의 자유를 제약하는 법률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셧다운제와 쿨링오프제를 비롯해서 이번에는 멀티방의 출입금지까지 청소년의 선택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심지어 건전한 졸업식을 위한다며 경찰병력을 투입하기까지 했다. 이런 식의 일방적인 규제와 금지는 청소년과의 대화를 막는 행위이다. 건강한 정책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건 소통이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열고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