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비싼 등록금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교를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안정적이고 고소득을 올리는 직장에 취직 하려면 2년제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입사자격요건으로 2년제 이상 대학 졸업생을 원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대학 졸업장이 고부가가치를 내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한 후 졸업을 한다고 해서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4년제 대학 취업률이 평균 54.5%, 전문대학이 60.7% 으로 집계되었다. 실제로 전문대학을 졸업해 취업을 한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거나 비정규직 심지어는 24시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취업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4년제 대학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고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남으로써 기업에서는 학력 이외에 기술이나 다양한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들과 다르게 전공이론을 학습하는 대학을 포기하고 기술 중심의 직업 훈련 학교를 선택하는 20대들이 늘고 있다.

직업훈련학교란 정부에서 지원하는 직업 훈련을 수행하기 위해 학교, 학원의 형태로 만들어진 기관이다. 기관의 일정 조건을 갖추면 노동부에서 직업훈련기관으로 지정하고 직업훈련을 수행하며 기관에 따라 국비를 지원해준다. 지원 국비로는 수강료, 차비, 식사비용, 기숙사제공이 되면서 취업 알선까지 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색내기로 끝나버린 등록금 인하문제에 비하면 본인부담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업훈련학교는 누가, 어떻게 해야 다닐 수 있는 거야?

직업훈련학교는 각 인력개발원 홈페이지에 입학모집공고가 뜬다. 온라인이나 우편, 방문으로 응시원서를 접수하고 1차 합격자에 한해 2차 면접을 치루면 입학할 수 있다.

입학자격은 직업훈련학교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만15세 이상으로 학력제한이 없다. 그 외에 신체조건으로는 단체생활에 지장이 없어야하고, 취약계층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자에 의해 선발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직업훈련학교에는 20대 뿐만이 아니라, 출산휴직을 냈지만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여성이나 3~40대 남성들로 다양하다.

 


입학허가를 받은 훈련생들은 매 년 개발훈련분야에서 희망하는 교육을 받는다. 기계, 전기, 전자, 산업응용, 건축, 통신으로 나누어 실습하고 실제 희망하는 직종에 필요한 자격증을 공부한다.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 직업으로 삼는 요즘 특화된 실무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으로 양성한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상담 및 진로 컨설팅을 제공받고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직업훈련학교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직업훈련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을 대학교나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직업훈련학교에 다니는 몇 몇 학생을 만나 인터뷰를 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대답했다. 우리나라는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능시험을 치룬 후 2~4년제 대학을 입학하고, 전문적인 학문공부를 거친 후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훈련학교는 입학조건도 까다롭지 않고, 전문적인 이론 공부보다 실무적인 기술을 배우기 때문이라는 고정관념에서부터 불편한 시선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학교를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청년실업자와 전문기술이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비싼 등록금으로 배움을 포기한 사람들은 교육비 걱정 없이 기술교육을 통해 취업까지 책임지는 직업훈련학교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