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4.19 혁명은 52주년을 맞게 된다. 정동익 사월 혁명회 의장은 경향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2년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가 4.19 혁명 전야와 같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후퇴했고 서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동익 의장의 말처럼 2012년 한국은 사회의 다방면에서 문제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언론사들의 탄압, 민간인 사찰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일이었다. 또한 서민 경제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은 분배, 고용, 복지 부문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고, 성장 중심, 대기업 중심, 수도권 중심 정책으로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서민들을 돌보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의 한국 사회는 시민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해가면서 더욱 큰 위기에 봉착해있다.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와도, FTA의 문제점을 경고해도, 해고 노동자들이 자살을 하는 일이 일어나도 나에게 당장 닥친 일이 아니면 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4.19 혁명 당시 김주열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대규모의 2차 시위가 일어났던 것 과 대조적이다.

ⓒ 아시아 경제




사회운동가, 학생운동가, 시민단체 등등 사회의 문제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비주류세력이 되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 또한 문제이다. 4.19 혁명 때 학생운동에 참여 했던 사람들 중 사회의 각계각층에 원로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들 역시 그저 ‘4.19 세대’라는 이름만 남고 그 당시의 사회개혁의 의지를 잃어버린 채 전락해 버린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나라는 사회를 개혁하려는 사람들이 좀 더 인정받고 덜 어려움을 겪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 연합뉴스





오늘, 52주년이 된 4.19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기념행사가 개최될 것 이며 국립묘지를 방문한 학생들은 4.19혁명이 어떤 날인지 배우게 될 것 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문제가 아니면 사회의 아픔을 묵인 하는 것이 쉬운 사회에서 기념행사는 그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4.19 혁명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2012년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기는 길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못하겠다면 투표를 해라,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지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된다. 그것도 안 된다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남겼다. 4.19에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민주주의가 후퇴 했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오늘날 인터넷 상으로 사회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4.19혁명과 같은 피로 얼룩진 투쟁이 있기에 가능한 것 이다. 오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4.19혁명에 대해 생각해보고 우리가 너무 분노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는 날이 되면 좋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