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다. 눈이 오고 바람이 몰아쳐도 결국 봄은 오고야 말았다. 우리들은 체감할 수 없지만 나무는 먼저 느끼고 꽃을 피웠다. 지금 이 시간에 우리들의 솔로부대들은 조급함을 느끼고 서둘러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흔하게 목격되는 것 중 하나가 흔히 ‘과팅’ 이라고 불리는 만남이 아닐까 한다. 과팅이란 각각 다른 과에서 인원을 선별해 남성과 여자가 2:2 혹은 3:3 그 이상의 인원이 모여 미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신입생이 하고 대학생이 해야 할 필수항목으로 뽑히는 과팅! 벌써 과팅에 4번이나 참가한 베테랑 여자와 과팅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순진남의 인터뷰를 통해 과팅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Q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여: 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 들어온 지 두 달 정도 된 상큼한 신입생입니다! 

남: 네, 저도 위에 여와 같이 입학한 상큼한 신입생입니다.


Q 지금까지 과팅은 몇 번이나 해보셨어요?

여: 지금까지 4번 해봤어요(멋쩍게 웃는다) 다음 주에도 하기로 해서 시간되는 대로 열심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웃음)

남: 저는 아직 한 번도 안 해 봤어요. 남자가 적은 과다 보니까 과팅 제안이 들어오지 않아요.
 

Q 과팅은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하게 되나요?

여: 선배들이 잡아줘요. 선배들이 ‘**과에서 과팅 제안 들어왔는데 할래?’ 하고 물어보면 사람을 모아서 하는 거죠. 아니면 다른 과에 친구가 있는 친구가 주선해서 과팅이 이루어지죠.

 

Q 과팅은 왜 하는 거에요?

여: 저는 사람을 많이 만나보고 싶어서 해요. 물론 거기서 이상형을 만나면 사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진지한 관계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과팅은 남자를 만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많은 사람을 알고 싶어서 해요. 요즘은 하도 많이 하니까 그냥 심심해서 나가기도 해요.(웃음)

남: 저는 따뜻한 봄날에 같이 벛꽃 구경을 갈 여자 친구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사람을 많이 만나보고 싶기도 하지만 이건 부차적인 거에요. 와... 여자들이 이런 생각을 가 지고 있다니...(기가막힌 표정)


Q 과팅은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여: 처음 보는 자리이다 보니 맨 정신에 어색할 수밖에 없어요. 아예 처음부터 술집에 가서 새터와 MT때 배운 술 게임을 하면서 놀아요. 물론 게임하는 중간 중간에 얘기도 하고요.
 

Q 그러면 술값 계산은 어떻게 하나요?

여: 계산은 남자가 해요. 지금까지 저희가 계산을 해본적은 없어요. 애초에 남자측에서 낸다고 할 때 과팅에 응해요. 그 자리에서 분위기가 좋거나 서로 즐거웠으면 나눠서 내는 것도 좋지만 그 자리가 정말 싫었는데 돈을 내기는 싫거든요.
 

Q 이제 ‘남’님은 다음주에 과팅을 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남: 물론 저도 분위기가 좋거나 맘에 드는 이성이 있을 때는 기꺼이 돈을 낼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싫어요. 근데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남자들이 낸다고 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죠(한숨) 그저 분위기가 좋기를 바랄 뿐이에요.
 

Q 과팅에서 이 사람은 정말 꼴불견이다 하는 사람을 말해주세요

여: 저는 허세부리는 남자가 너무 싫어요. 허세도 싫은데 막 술까지 막 강요하면 그건 정말 최악이에요. 아, 분위기 파악 못하는 남자도 너무 싫어요. 막 혼자 개그치고 과장되게 웃는 거 있잖아요.

남: 저는 도도한척 하는 여자가 싫어요. 흔히 말하는 된장녀 기질이 있는 그런 여자요. 제발 첫 과팅에는 그런 여자 안 만났으면 좋겠어요.(웃음)

<네이버에서 '대학교 과팅' 으로 검색한 모습>



Q 가장 재미있었고 재미없었던 소개팅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여: 가장 재미있었을 때는 물론 훈남이 많이 있었을 때에요. 게다가 다들 성격도 좋고 잘 맞아서 친한 친구랑 놀 때처럼 재미있게 놀았어요. 그때는 저희들도 같이 내려고 했는 데 그때 그 훈남이 ‘니네 나가있어’라고 말할 때 그렇게 멋있더라구요. 보통 과팅은 버스 끊기기 전에 끝나는데 그날은 12시까지 놀았어요. 가장 재미가 없었을 때는 분위기  정말 안 좋고 위에 말한 꼴불견이 거기 다 있는 거에요. 그날 정말 재미없었는데 술 값까지 12만원이나 나와서 조금 미안했던 적이 있었어요. 물론 계산은 그쪽이...... (내 표정을 보고) 안주도 저희가 시킨 거 아니에요 자기들이 막 시켜놓고 그날은 아무 말 안하다가 다음날에 자기들끼리 술 먹고 전화해서 술값내라고 욕해서 최악의 기억으로 남았죠.
 

Q 과팅에는 자기의 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 과팅도 경험의 일부로 취급되고 신입생이 아니면 하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남자친구 있는 애들도 많이 나가요. 뭐, 이해는 되겠지만 조금은 기분 나쁠 것 같아요.

남: 저는 정말 싫을 것 같아요. 돈까지 써가면서 하는 과팅인데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어요.


Q 과팅은 계속 하실 건가요?

여: 제안이 들어온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근데 과팅보다는 이제 진지하게 연애할 사람이 필요해요. 벌써 꽃이 피기 시작하드라고요. 마음이 뒤숭숭 하네요.

남: 저는 이번 과팅을 해보고 생각해 볼게요. 이번 과팅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네요. 과팅에서 잘 돼서 같이 꽃구경 가고 싶어요.
 

이미 과팅은 대학교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과팅은 대학교 신입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짝이 없는 이들은 과팅을 시작으로 봄을 맞이하고 대비한다. 매년 3~4월이 되면 대학가의 술집에는 남녀가 어색하게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과팅에 대한 남과 여의 생각차이는 여실히 드러났다. 같은 자리에 앉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 자리가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되는 자리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의 주변에는 과팅에서 만나 4년째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 다들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