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통학하는데 드는 교통비는 얼마 정도 일까? 환승이나, 거리를 무시하고 지하철 요금만으로 생각했을 때 하루에 드는 비용은 2100원. 일주일에 5일 간 학교를 온다고 생각했을 때는 10500원이다. 그러면 한 달에 통학비용은 약 42000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성균관대 학생이라면 12000원이 더 든다. 학생들이 지하철 역에서 학교까지 가기 위해 이용하는 스쿨버스 비용이 300원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도에서 확인해 본 성균관 대학교 스쿨버스의 운영거리





약 1.5km, 8분 남짓의 거리, 비용은 300원, 은근 부담 스쿨버스

지하철역에서 성균관대까지의 거리는 얼마 정도일까? 네이버 지도를 이용하여 스쿨버스 정거장이 있는 혜화역 1번 출구에서 스쿨버스 종점인 농구장까지 거리를 찾아보았다. 거리는 1.47km. 오차를 허용한다고 해도 1km가 조금 더 되는 거리이다. 물론 마을버스 8번이나 7번으로 환승해서 학교 주변에 내릴 수 있지만, 입구가 긴 성균관대의 특성 상 많은 학생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스쿨버스를 많이 타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아침 8~9시경, 오후 5~6시 사이에는 스쿨버스는 만원 버스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성균관대 스쿨버스는 그에 맞는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성균관대 학생들이 스쿨버스에 대해 갖는 불만 중 대부분은 비용문제이다. 올해 성균관대 대학원에 입학해 처음 스쿨버스를 이용한 정모양(26세)는 학생들에게 스쿨버스 이용 할인 혜택이 얼마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녀는 “처음엔 외부인이 많이 이용해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회수권을 사도 300원이고, 그나마 학생증에 충전해서 다녀야지 240원으로 이용이 가능한데 별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학생증으로 결제해야만 60원이 할인되는 점은 일반 교통카드 시스템이나 다를 바 없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과연 스쿨버스가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인지 의심이 간다. 

그 뿐 만이 아니다. 성균관대 스쿨버스에는 거스름돈 기능이 없어 매 번 탈 때 마다 잔돈 때문에 고생하는 학생들이 생긴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급해서 탔는데 지갑에 1000원이나 500원짜리 밖에 없다면, 그 학생은 다시 내려서 잔돈을 만들어 오거나 아니면 다른 학생들과 같이 돈을 만들어서 타거나, 운 나쁜 경우는 거스름돈을 포기하고 낼 수 밖에 없다. 이런 일을 빈번하게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대학생 김모군(21세)는 “잔돈을 만들거나, 그냥 내고 타거나 부담은 학생들에게 돌아온다. 솔직히 100원, 200원 손해가 뭐 그리 크냐고 생각하고 타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되면 결국 이익을 보는 건 학교 스쿨버스 측 아니겠냐” 불만을 토로했다. 



누구에게도 진정한 혜택을 주지 못하는 성균관 대학교 스쿨버스. 학교측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성균관대 스쿨버스는 어떻게 해서 이런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바로 성균관대 스쿨버스가 외주 업체에 의해서 운영되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스쿨버스가 학교 자체에서 운영된다면 무료로 운영되는 것이 맞지만, 외주 업체가 운영하는 것이기에 무작정 무료를 요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래도 스쿨버스는 학생들의 자산이기에 총학생회와 학교 측이 비용 인상이나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감시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주업체도 외주 업체 나름대로 불만이 있다. 얼마 전 시설 개선을 하면서 적자를 보았고, 평소에도 적자를 계속 보고 있으며 자신들은 스쿨버스 운용을 위해서 학교 측에게 지원금을 받고는 있지만 이익을 내기 위해 스쿨버스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런 저런 입장을 취합해 보았을 때, 성균관대 스쿨버스는 어느 누구에게도 편의를 주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학교측에게도, 사업주 측에게도 편의를 주지 못한다면 스쿨버스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성균관대 총 학생회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스쿨버스 무료화를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애쓰고 있다고 한다. 학교 측에서 운영하면서 유로로 운행되었다면 학교측과 학생측만의 문제지만, 외주 업체가 얽힌 만큼 문제가 복잡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학생의 편의이다. 서울 대부분 학교가 비슷한 거리를, 그것도 무료로 스쿨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한 보편적이고 당연한 권리를 성균관 대학교 학생들이 누리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