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새학기, 각종모임과 같은 단어가 떠오르는 1학기의 캠퍼스는 활기차고 풋풋한 모습들이 가득하다. 특히 3월 대학교의 모습을 더욱 풋풋하게 만드는 단어는 새내기 일 것이다. 이러한 새내기들에게 중요한 모임인 '대면식'은 1학기 행사에서 중요한 단어 가운데 하나다. ‘2012, 3월 x일 oo과 대면식, 신입생 필히 참석 요망’ 이라는 대면식 포스터가 학과 게시판이나, 홍보게시판에 즐비하다. 신입생과 재학생의 공식적인 첫 자리인 대면식은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에게는 기대가 되고 중요한 자리지만, 오늘날에는 신입생들에게 기대가 되거나, 유익한 행사가 아닌 음주, 얼차려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새내기에 술 강요, 숨지게 한 대학생 유죄'(2011. 6. 30, 경향신문), '중부지역 C대학 선∙후배 대면식에서 신입생 소주 10잔 뒤 사망(2010. 5. 6 해럴드뉴스)과 같이 대면식은 과도한 음주문화로 나타나고 있다. 흔히 대면식은 '사발식'이라는 행사로 불리고 있다. 선배들이 커다란 사발에 막걸리 혹은 소주를 가득 채워 신입생들에게 마시게 한다. 심한경우에는 이물질이나 또 다른 술을 섞기도 한다. 만약 술을 다 마시지 못하면 “선배를 무시 하냐?”, “신입생 군기가 빠졌네.”라고 폭언을 하기도 한다.



( 2011. 7. 6, 시사저널, 신입생 사발식을 벌인 자리에 놓인 술병들




음주문화뿐만 아니라 남자가 많은 공대, 체대의 경우에는 대면식이라는 이름아래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기 위해 군대식 얼차려가 행해지고 있다. 갓 제대한 복학생들이 군대에서의 권위주의 환상에 잡혀 군대식 유격훈련, 앉았다 일어났다, 선착순 달리기를 행하고 있다. 이러한 얼차려를 통해서 선배들은 신입생들이 선배를 무시하지 못하게 확실히 군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학과에 대한 애착이 생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입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러한 대학문화에 실망을 하고 선배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사라지고, 오히려 과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다.

대면식의 문화가 왜 과도한 음주, 얼차려 문화로 변질된 것일까? 재학생들은 대면식이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기위해 오래전부터 해왔던 "전통"이거나, "신입생들과 술 마시는 자리"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배들도 자신들이 신입생의 입장에서 대면식을 행하였을 때 얼차려와 음주강요의 고통과 문제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에서 피의자의 입장이 된 그들은 전통이라는 명목아래 자신들의 피해의식을 합리화 하고 있다.


(2012, 3. 26, 충대신문, 공과대 착복식 현장)




전통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전통이라면 올바른 모습으로 바꾸거나 없애야한다. 자신들도 신입생이었을 때 받았던 행사이기 때문에 후배들도 자신들과 똑같이 받아야 한다는 피해의식과 선배라는 권위주의 의식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면식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얼굴을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하는 공식적인 의식으로 이를 통해 자신이 속한 그룹에 대한 긍지와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입생들에게 어색한 대면식의 자리를 부드럽게 하기위해 약간의 음주는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후배들에게 학과에 대한 규칙과 선배에 대한 예의를 알려 줄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면식 문화는 본말전도가 되어서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대면식 문화를 바꿔야 한다.

대덕대 해양기술부사관과는 신입생이 선배를 찾아가 직접 이름표를 달아주고 선배들이 답례로 신입생들에게 장미꽃을 건네면서 포옹해주는 대면식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선∙후배 봉사활동, 운동경기, 1:1 일분스피치 등과 같이 다양한 대면식의 방법이 있다. 음주와 얼차려가 아닌 올바른 대면식의 모습에서 신입생들은 대학생활에 대해 기대와 보람을 느끼고, 선배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