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 해운대구 장산석태암 계곡 맞은편 등산로에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나무에 압박붕대로 목을 매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목에 상처가 생겼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 이유는 중간고사를 치렀으나 평소보다 시험성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살하기 전, 아버지에게 “아빠 사랑해”라는 문자를 남겼다.


청소년 자살, 급증하다

최근 청소년 사망원인 가운데 ‘자살’ 비중이 가장 높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자살로 인구 10만 명당 13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한 명의 청소년이 자살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 이다. 통계에는 자살한 학생만 나왔을 뿐 이 외에도 자살충동을 느끼거나 시도하는 청소년은 훨씬 많다. 자살 충동의 원인으로는 성적 및 진학문제가 가장 높았고 그 뒤로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가정불화 등이 있었다. 특히 15~19세 청소년의 경우 절반이 넘는 53.4%가 성적 및 진학문제로 자살충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에서 자살한 초·중·고교생이 무려 101명에 달했으며 대구는 올해 들어 9건의 자살사건이 발생했고, 4월에만 3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의 자살충동과 자살률이 높으나 교과부는 뒤늦게 학생정신건강 검진 사업 등의 단편적인 조치만 들고 나설 뿐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다면 그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학생들이 어떠한 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무엇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원인을 파악한 후에 말로만 하는 조치가 아닌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갖고 조치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문제 ‘학교폭력’

학교폭력 피해로 자살하는 사건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던 학생이 자살했다. 자살한 학생은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물고문, 구타, 금품갈취와 같은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다. 또한 최근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입학한지 2~3개월밖에 안 된 1학년 학생이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 옥상에서 자살했다. 그리고 2일 자살한 학생과 친분이 두터웠던 한 친구가 자살에는 학교폭력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살한 배경에 학교폭력이 원인이냐 아니냐를 놓고 네티즌들의 공방이 벌어졌다. 이에 사건을 접한 경찰은 추측성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학교폭력 등의 문제는 없다는 데 결론을 내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학교폭력이 심각해질수록 그에 대한 정책은 미비 할 뿐이다. 정부가 올 초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 대책’은 학교의 책임 강화,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 수위 높이기, 피해 학생 보호, 경찰을 동원해 일진에 대한 엄정 대응 강조였다. 하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만 내세울 뿐 학교폭력의 예방 교육에는 무관심하다. 예방 교육의 실상은 한 학기에 1회씩 의무 했다고는 하나 비전문가에게 교육을 맡기거나 캠페인, 영상물로 대체하는 등의 안일한 예방 교육 뿐 이었다. 심지어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에 대한 모방성, 즉 모방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언론이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언론의 보도 경쟁이 학생의 자살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폭력이 퍼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는 하지만 이는 사건을 해결하기에 앞서 사건 주변에서 핑계거리를 찾고 있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원을 찾고 해결하는 모습은 말 뿐이다.


근원은 어디에, 해결방법은 무엇?

청소년들의 자살을 유행병, 전염병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자살 사건이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고, 자살 사건 소식 또한 자주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많은 대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정작 피해 학생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즉, 정부는 자살 후의 대책만 제시 할 뿐 자살 전의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피해학생들이 가해자들에게 처벌을 가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자살이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자신이 자살만 하면 자신의 고통을 끝낼 수 있고 가해자도 처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하고 ‘안 되면 말고’의 태도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탈출구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경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도 힘들고 그만큼의 고통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도움을 줄 사람도 많고 다양한 탈출구가 있다. 그 출발점이 가족이 되어야 한다. 보통 가족이라면 가까이 있어서 미처 가족의 다른 면을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자살하는 학생의 부모를 인터뷰 해보면 “내 자식이 그런 고통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 심리학자가 말하길, “자살하는 사람은 오히려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원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잡아주길 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군가가 공감해주고 확실한 대안은 아니더라도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방안부터 제시해준다면 부정적인 사고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피해 청소년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면 다른 사람을 품을 줄 아는 여유가 생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으나 탈출구의 가장 기본적인 노력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