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정치에 민감한 사람들은 ‘아빠’ 혹은 ‘어른들’이라고 불리는 집단이다.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20대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정치는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모순되게도 이런 대학생들은 하나 같이 ‘MB 정권’에 대해 비판적이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모두 MB의 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없지만 ‘MB OUT'을 외치는 20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한국청년연대에 따르면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응답자 121명 중 57명이 ‘정치 불신 또는 투표를 하고 싶은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43명), ‘투표해도 당락에 영향이 없다’(7명), ‘학업, 취업 준비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7명), ‘투표 시간에 투표할 수 없다’(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는 생각과 그로 인한 무관심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_중부일보/20대 정치참여 칼럼 중

김민서_가명(22)씨는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광고 홍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에게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을 하자, “저는 그런 거 몰라요. 어차피 다 똑같은 사람들끼리 싸우는 거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진보, 보수 중 어느 쪽인 것 같은가? 라는 질문에 “진보? 보수는 어른들이 보수고, 저는 젊으니까 진보 같은데요?”라고 답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경영학과 정인환_가명(27)씨는 팟 캐스트 ‘나는 꼼수다(일명, 나꼼수) 애청자였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나꼼수를 듣고부터 정치에 흥미가 생겼다고 한다. 그는 ‘정치적 성향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에 “진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는 “나꼼수를 듣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기존 언론들은 지금까지 뭐했는지 모르겠다. 빨리 나꼼수 맴버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나꼼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좌파적 성향이 강하신 것 같다’라는 질문에 “그런건 잘 모르겠다. 진보니까 좌파 아닌가? 확실한 건 난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싫다.”라고 답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20대들을 만나보아도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 정치는 간단했다. ‘MB를 욕하고 야당을 지지하는 것’ 이렇게 하면 개념 있는 대학생 혹은 진보세력이 되는 것이었다. 좌와 우의 개념, 진보와 보수의 개념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 대한 비판만이 난무했다. 확실히 이번 정권은 ‘독재정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기본. ‘공정 사회, 서민정책 강화, 국방력 강화’ 등 여러 가지 정책을 내세웠지만 제대로 결실을 맺은 것들은 하나도 없었다. 대학생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MB OUT'를 외쳐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안티MB를 주장한다고 해서 '개념있는 대학생' '진보세력'이 되는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오마이 뉴스 기사 중

                                                                                                                                             

20대들의 정치 참여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판에서는 부동층이었던 20대들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하고 있다. 어떤 세대보다 유동성이 강하고 지금 까지 정치적인 성향을 나타낸 적이 거의 없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20대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하자 한국 정치계는 20대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도한 정보를 주입 시키고 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뛰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 결과,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은 일면 기형적인 형태로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몇몇 20대들은 일부 정치세력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진리인양 생각하기도 한다. 주장의 타당성 혹은 정보의 신빙성 보다는 흥미롭고 자극 적인 것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20대라고 해서 무조건 진보성향일 필요는 없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우파세력이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간다면 이를 지지하면 된다. 정치적 성향은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20대들은 자신이 ‘보수’라는 것을 밝히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보수 세력이라고 말하면 기득권, MB빠, 부자 등 주변의 올바르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중요하지 않다. 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서 비판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소신 것 자신의 생각과 이념에 맞추어 특정 정당을 지지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힘 있게 주장을 펼치는 것. 진정 한국 정치를 걱정하는 20대라면 ‘깃발 싸움’이나 ‘색깔 싸움’에 휘둘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