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방송6개월을 넘겼으나 여전히 0%대의 시청률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 인접 황금채널과 전국의무 송신, 광고 직접 영업 등과 같은 많은 특혜가 무색할 정도다. 기존 방송과는 차별화된 방송, 양질의 방송을 약속했던 종편이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비판적이다. 학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양질의 방송이 아니라 콘텐츠 획일화로 이러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질적으로도 빈약하고 획일화된 콘텐츠는 방송 문화 발전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종편 도입 취지와 애초 내세운 영업 전망,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의 파업으로 인한 반사효과까지 고려해 볼 때 종편이 전반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시청률 조사업체 티엔엠에스(TNmS)자료를 보편, 종편 4곳의 5월평균 시청률(유로매체 가입가구 기준)은 제이티비시(중앙0.52%, 엠비엔(매일경제)0.46%, 채널에이(동아)0.46%, 티브이조선(조선)0.32%였다. 지상파 인접 황금채널의 시청률이라고 하기에는 궁색하기 그지없다. 종편의 암담한 시청률의 가장 큰 피해자는 외주제작 및 협력업체와 광고업체다. 
 


종편의 광고매출액은 간접광고 등을 합해 1사당 월 평균 30억원 정도다. 연간으로는 360원에 그쳐, 이들이 출범 때 각각 연간 1500억~2000억원의 광고매출을 기대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월30억의 광고도 광고주들에게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내는 실정이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효과를 보는 게 아니라 종편 네 곳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어서 광고를 똑같이 나눠 준다”고 말했다. 이는 종편의 출범당시 예상되었던 결과다. 기존 언론사(조,중,동)를 뿌리고 두 고 있는 종편은 자신들의 강력한 언론장악력을 광고영업에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업계는 시청률이 저조한 종편에게 ‘울며 겨자 먹기’식 광고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업체의 경우 광고업체보다 더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채널에이의 경우 시청률 저조로 인한 자금부족으로 여러 협력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 채널에이와 계약을 맺은 한 미술제작사의 관계자는 “사(채널에이)쪽이 지난 1~3월 석달치 미술 제작비 22억9천여만원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지급하더라도 언제 할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시청률 저조와 자금부족이 이유랍니다.”라며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 업체의 경우 20여개의 하청업체 직원 150여명의 인권비도 못주고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었다.

채널에이와 계약을 맺은 인천 영종도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를 임대해온 한국영상 미술진흥회도 투자설비를 건지지 못할 처지다. 지난해 10월 10억원을 들여 영종도 스튜디오 2개를 제작해 채널에이쪽 과 월 임대로 1억원에 1년 계약을 했다. 하지만 채널에이가 지난달 초 1년 계약을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5월까지만 500평짜리 스튜디오를 사용하겠다며 통보를 해왔다.

종편채널의 도입은 방송시장과 콘텐츠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장미 빛 전망 속에서 출범을 했다. 하지만 종편채널은 시청률 0%를 기록하며 방송시장의 문제아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시청률 저조로 인한 자금위기는 부실 종편사업자의 ‘인수 합병’설까지 나오고 있다. 거대 공룡기업이 출범 6개월 만에 통째로 합병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방송시장의 미래다. 김희경 미디어전략연구소 연구실장은 “종편들은 지상파와 차별화하기보다는 되레 따라 하기에 급급해 콘텐츠가 획일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편의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