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 시대에 양혜왕은 맹자가 방문하자 그에게서 부국강병의 묘책을 들을 것을 기대하며 물었다. “장차 무엇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맹자의 대답은 그의 예상을 빗나간 것이었다. “하필 이로울 것을 말씀하십니까? 역시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무엇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까?’하시면 대부들은 ‘무엇을 가지고 우리 집을 이롭게 할까?’하며, 하급관료와 서민들은 ‘무엇을 가지고 내 몸을 이롭게 할까?’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을 다투게 되어 나라가 위태로울 것입니다.”
인의(仁義)란 정치의 중요한 목적인 도덕을 확립하는 구체적인 행동원리로 사익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인의’ 보다 ‘이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렇지만 특히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에게 ‘이로움’과 ‘인의’ 중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요즘 정부는 ‘인천공항 매각’을 통해 바로 그 이로움을 추구하는 것 같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공항 매각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현재 인천공항의 지분 중 정부가 51%를 갖고 나머지 49%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해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인천공항의 3단계 투자 재원(4조원) 마련과 함께 선진 공항운영 기법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공항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7년 연속 세계 최고공항으로 선정된 1등 공항이지만 혹시 뒤쳐질지도 모르니 공항 운영 노하우가 있는 외국 투자자에 매각해 공항 운영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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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인천 공항을 민영화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앞서 민영화의 장점이 정부의 비용 절감으로 효율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오히려 정부와 민간업체 사이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우려가 있고 민간 업체의 독점화로 인해 가격 인상과 서비스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영국의 히드로 공항 같은 경우는 정부에 의해 설립되었으나 1987년 민영화되면서 이용객 숫자에 비해 시설이 낙후하고 이용료가 비싼 편이라 각종 설문조사에서 ‘이용객들이 가장 싫어하는 공항’으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정부는 인천공항의 발전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민영화를 추진하지만 오히려 히드로 공항처럼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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