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다 재밌고, 잡지보다 빠른 소식! 둥둥 뜨는 가벼움 속에 솔직한 시선이 돋보이는 연재! '나꼼수'가 다루지 않는 대학가의 '꼼수'들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고함20은 트위터(@goham20_)와 방명록을 통해 대학가의 소식을 제보받고 있습니다. 널리 알리고 싶은 대학가소식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제보해주세요!)



학생회관의 과방과 동아리방을 없애고, 세미나실로 바꾼다?

성신여대가 학생회관을 8월부터 리모델링하면서, 학생들의 공간인 과방과 동아리방을 없앤다는 계획을 발표해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과방과 동아리방을 없앤 자리에는 세미나실을 만들 것이라고 합니다.

학교측에서는 ‘스터디룸 및 편의시설’ 확충을 명목으로, 과방과 동아리를 없애고 그 자리에 모든 학생들이 전부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회관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을 적대시 하고 있었는데요. 학생처장 문기웅 교수가 보낸 학생들에게 리모델링 관련 메일에는 ‘학생회관 전체 공간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 형평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동아리 연합회 등은 타 대학의 선례를 들어 학생회관 공간에 대한 학생들과의 공동사용 거부’, ‘학생들 대다수의 요구를 도외시한 채 특정 학생들의 기득권 보장을 위한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것은 저의 양심에도 반하고’ 등의 문장이 담겨있어서, 과학생회와 동아리들을 ‘기득권’인양 몰아가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학생들은 이에 격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세미나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기존에 있던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과내 자치 활동을 막으면서까지 추진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합니다. 27개의 동아리방과 과방이 없어지면 학생 자치가 완전히 무너지고, 동아리도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이니까요.

과의 활동과 동아리를 위해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기득권’이라고 여기는 학생들은 거의 없습니다.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배분이 되어야하는 부분이죠. 그리고 공부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과연 세미나실과 과방 자리를 빼앗아 달라는 요구였을까요? 학교 측에서 왜 학생들의 반발에도 무리하게 이번 리모델링을 추진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네요. 만약 과활동이 없어지고, 동아리가 없어진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성신여대는 지금 총학생회가 없습니다. 만약 총학생회실이 없어지면, 다음 총학생회가 나오더라도 어떻게 활동을 할 건지 걱정입니다.

대학교는 단순히 대학 재단이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들의 주체적 참여로 만들어나가는 곳이 바로 대학교입니다. 그러나 성신여대 측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모든 일을 진행하고, 심지어 ‘학생 자치’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일에 참여하거나, 학교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사람이 없어지면 학교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연세대 프로그래밍 동아리, 다른 학생의 성적을 무단 열람

연세대 프로그래밍 동아리에서 교내 강의지원 내부망인 `YSCEC`의 허술한 보안을 악용해서 다른 학생들의 성적을 무단으로 열람했다고 합니다. 프로그래밍 동아리에 있는 한 학생이 'YSCEC'의 보안취약점을 이용해, 다른 학생들의 성적을 훔쳐보고 이를 SNS를 통해 과시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이에 연세대 학생커뮤니티인 ‘세연넷’에 프로그래밍 동아리가 다른 학생들의 성적을 무단으로 보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고, 학생들이 격분하자 프로그래밍 동아리 회장 A씨등 2명이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동아리 내 팀원들이 정보보호 수업에서 YSCEC의 취약점을 찾는 프로젝트를 하던 중 다른 학생의 성적 조회 방법을 알게 됐다. 학교 정보통신처에 문제가 된 취약점을 보고하지 않은 것을 사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가뜩이나 네이트, KT등의 정보유출 사건이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고 있는데, 학교 내에서도 모든 신상정보와 성적 정보가 공개된다면, 어디 불안해서 살겠습니까? 호기심에 다른 사람의 성적 정보를 훔쳐본 프로그래밍 동아리의 잘못도 크지만, 보안이 철저하지 못한 각 학교의 학생정보 시스템도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좋은 능력을 가진 학생이라면 자신의 능력을 올바르게 쓰고, 학교 보안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이바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중앙대 대학원, 출신 대학을 차별하여 장학금을?

중앙대가 대학원 석사과정의 성적장학금 기준을 출신 학교에 따라 규정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자교 출신이거나,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기준으로 ‘본교보다 상위대학 학부 출신’만 성적 장학금 대상자가 된다고 하네요. 한국대학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제도는 지난 2월에 개정해,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했다고 합니다.

중앙대는 입학 성적이 좋거나, 입학 후 학점이 좋아서 받는 성적 장학금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준으로 중앙대보다 낮은 순위로 나온 학교 출신인 경우, 대학원 생활 내내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대학원에 가서도 출신 학교가 어딘지 차별하면서, 학벌 서열화를 조장하고 있는 중앙대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 집니다. 대학원에서도 학부생활이 어디에서 했는가에 따라서 능력을 다르게 평가받아야 하는지 의문입네요. 중앙일보와 중앙대는 같은 중앙이긴 하지만, 별 관련은 없는 곳 같은데 왜 매번 변동되는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기준으로 삼는지도 모르겠고요.



홍대 청소·경비 노동자, 85일간의 농성 끝에 승리

홍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교섭을 거부하는 용역업체를 상대로 85일간 천막농성을 벌인 끝에, 결국 용역업체의 퇴출을 약속받고 농성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는 1일 용역업체인 용진실업 측과 함께 ‘용역업체인 용진실업 측에게 올해 말 홍익대와의 용역도급계약이 종료되면 2013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만약 재입찰한다면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가 진행하는 공동교섭에 임한다'는 조건까지 단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익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은 2010년 겨울 해고 당한뒤, 50일동안 농성을 벌여서 복직에 성공했고, 그 이후 용역업체 ‘용진실업’에 고용승계가 됩니다. 그러나 그들이 복수노조노조 창구단일화 제도를 악용하여, 경비노동자 새 노조이자, 어용에 가까운 ‘홍경회’와 임금협상을 하고, 홍익대 분회 노조와는 교섭을 거부함으로써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농성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홍경회가 지난 3월 협상했던 시급 4900원이 아닌, 집단교섭을 통한 단체협약 적용으로 시급 5100원을 받는 이화여대, 연세대등의 다른 대학 청소ㆍ경비노동자들과 같은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고함20에서는 7월 7일자 주간대학뉴스에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과 농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홍대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에 박수를 보내며, 아무쪼록 지금도 파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대학 내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자신의 일터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대학생들 역시 부당한 대우를 받는 학교 내 노동자들에 대해 관심을 항상 기울이고, 그들과 연대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