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이라고 하면 괴성을 지르는 과격한 마니아 층만 떠오르는 시대는 끝났다.

2012년 여름, 한국은 ‘락’에 취해있다. 지산 벨리 락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같은 대중적인 락 페스티벌을 필두로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락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여기 부산에는 ‘부산 국제 樂 페스티벌’이 있다.

부산 국제 락 페스티벌은 부산문화관광조직위원회에 의해 2000년에 처음 실시되었다. 매년 8월초 국내외의 락 뮤지션을 초청하여 락 마니아들과 부산 시민들에게 다양한 락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 락 페스티벌은 2012년 현재까지 13회에걸쳐  개최하되면서 우리나라 락 페스티벌 중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락 페스티벌과는 달리 무료로 락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다양한 연령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13회 부산 국제 락 페스티벌(이하 부산 락페)은 8월 3일부터 8월 5일까지 부산 사상 삼락 생태공원에서 펼쳐졌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이다.’라는 말에 무한 신뢰를 보내며, 8월 5일 삼락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삼락생태공원은 사상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다.

공원으로 걸어가는 길에 있는 홈플러스 야외무대에서도 락 밴드들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본격적인 락 페스티벌로 뛰어들기 전의 몸 풀기처럼, 연주되고 있는 음악에 몸을 실어 내 몸의 주파수를 '락'으로 맞췄다. 8월 5일은 3시 스카웨이커스의 공연으로 시작해서 밤 11시 30분에 영국의 제임스 윌쉬로 공연이 끝났다. 이 날의 무지션으로 장미여관, 몽니, 톡식, 검정치마, 노브레인, 고고보이스 등이 초청되었다. 이번 부산 락페에서는 KBS2의 Top밴드 시즌2를 통해 이름이 많이 알려진 밴드들이 초청되어 락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 까지도 쉽게 참여 할 수 있게 하였다.

ⓒhttp://www.rockfestival.co.kr/KOR/rock/03.asp

 락페 100배 즐기기

같이 부르는 즐거움, 노래의 클라이막스에 대한 기대감은 락페를 100배 더 즐겁게 해준다. 기자는 장미여관이라는 밴드를 알고는 있었지만 아는 노래는 ‘봉숙이’뿐이었다. 장미여관이 마지막 곡으로 ‘봉숙이’를 부르자 많은 사람들이 장미여관과 같이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비록 템포가 느린 곡이었지만 락페 현장의 열기는 그 어느 노래를 부를 때 보다 뜨거웠다. 이처럼 관객이 자신들의 노래를 같이 부르며 같이 호흡할 때, 밴드와 관객의 락 페스티벌은 더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락페에 가기 전, 밴드들의 곡 중 가장 대표 곡을 들어보고 가는 함께 불러보는 것. 이것은 락페 즐기기의 또 하나의 팁이 아닐까한다.

락페를 더 재밌게 즐기고 싶다면 밴드와 같이하라. 밴드가 뛰면 같이 뛰고, 밴드가 노래하면 같이 노래하라.
 

 비 내리는 락페 현장

http://crazydoc.tistory.com/561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도 젊은이들은 락페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태양은 뜨겁고, 락페의 열기는 더 뜨겁다. 모던 락의 걸작이라 불리는 몽니의 무대, 신나는 모던 락에 청춘들은 날뛰기 시작한다. 그 때 하늘에서 물이 떨어진다. 뜨거운 청춘들의 열기에 떨어지던 물마저도 뜨거워진다. 뮤지션도 신명나고, 락 마니아들도 신명난다.

락 밴드의 공연을 보다보면 노래를 부르던 보컬이 관객들을 향해 물을 뿌리는 모습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산 락페는 스케일이 남다르다. 생수병의 물이 아닌 살수차가 물을 뿌려준다. 락페 현장에서 만난 여자들의 화장을 잘 보면 왜 여자들이 창이 큰 모자를 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아이라인은 마구 번져있고, 파운데이션은 씻겨 나간지 오래다. 만약 화장이 번지는게 싫다면 창이 큰 모자를 꼭 챙기는 것은 락페의 센스라고 할 수 있다.

락페가 좋은 이유는 밴드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음악에 집중하고 취하고, 그 음악을 즐기는 수 천 명의 관객들과 마주할 때의 쾌감을 락 뮤지션들은 다시 관객에게 쏟아낸다. 그렇게 뮤지션과 팬들은 하나가되기도 하고, 둘이 되어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인스턴트적인 음악에 질려버린 사람들은 그렇게 생(生)음악의 매력으로 빠져든다.

뜨거운 여름, 청춘의 생(生)음악이 있는 락페에서 우리 한 번 날(生)것이 되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