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박근혜 후보의 성남 가천대학교 특강 현장에 고함20이 다녀왔다. 현장은 강제 학생 동원, 특정 교수의 '박근혜 대통령님' 논란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후보(이하 박근혜 후보)의 역사적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의 취재열기가 가득했다. 많은 매스컴에서 취재를 왔지만 그들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그리고 그들이 보지 못했던 박근혜 후보의 첫번째 대학교 특강의 뒷모습을 공개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지도자로 산다는 것'이란 주제로 진행된 특별 강연회는 가천대학교 총여학생회에서 박근혜 후보측에 먼저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후보가 여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을 직접 대학교에서 만난다는 것은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2시에 시작되기로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이미 1시부터 약 500석 규모의 예음홀은 만원이었다. 이미 수많은 언론사에서 앞자리를 선점한 채 박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1시 20분이 되자 일부 학생들은 계단에 앉거나 뒤에서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트위터에서 파장을 일으킨 강제 동원이 일부 사실로 밝혀지며 가천대 인천캠퍼스에서 성남캠퍼스로 학생들을 이동시켜줄 버스는 최종적으로 취소되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상상하듯 학교 전체가 나서서 모두가 참여하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우선 대학 강의의 특성 상 수업 진행 여부가 교수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실제 학생들에게 인터뷰를 해본 결과 강제성의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 했다. 학교에서는 강연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분홍색 종이를 배부해주었는데, 그 종이를 담당 교수에게 제출할 경우 교수의 재량에 따라 인정 또는 불인정을 하도록 하였다. 대부분의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박근혜 후보의 말을 이렇게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수업을 빠지고 이 곳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의 경우 해당 시간의 수업이 있는 학생들을 특별 강연이 열리는 건물에 1시 30분쯤 집합하도록 하여 출석을 확인한 후 강연에 참석하도록 한 것이 드러나 큰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장 열기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약 100여명의 취재기자, 사진기자들이 북새통을 이루었고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자리를 차지했다. 실제 학생들이 앉을 수 있었던 자리는 절반정도에 그쳤다. 또한 중간에 카메라들이 대부분 설치되면서 1층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강연회가 진행되는 내내 제대로 정면을 바라보지 못한 채 스크린으로 박근혜 후보의 표정을 읽어야 했다. 김아름(23)씨는 "일찍왔지만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뒷 자리에 앉았다. 카메라에 가리고 조명에 눈이 부셔서 제대로 강연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불만을 표현했다.


정확히 2시가 되자 강연회장으로 박근혜 후보가 나타났다. 수많은 조명과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는 와중에도 박근혜 후보는 침착하게 학생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강제 동원 논란을 의식한 듯 '수업이 있을텐데도 와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로 포문을 연 박근혜 후보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지도자로써 자신이 과거사를 꺼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여성으로 받아야 하는 편견을 극복하고 국민의 삶을 위한다는 약속을 지켜내기가 특히 어려웠다고 말하면서 특히 22살에 육영수 여사가 자신의 유학 도중 서거했을 때 비록 마음은 힘들었지만 노력하겠다는 마음으로 극복했다고 밝혔다.




20여분간 이어진 짧은 강연을 마치고 미리 준비된 영상을 통해 질문을 받았다. 첫번째 질문은 등록금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박근혜 후보는 꼭 등록금 문제를 풀겠다면서 등록금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신은 이미 모든 준비를 다 해놓았다고 말했다. 국가 지원을 소득별로 지원하여 현재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주요 핵심 사항이었다. 대통령이 된다면 현재의 학자금 이율(3.9%)를 앞으로 5년동안 더 낮춰서 실질 금리가 0%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번째 질문은 등록금 뿐만 아니라 취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을 만드는데도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데 혹시 해결방안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학생의 소질과 열정을 보고 연습생을 뽑아 멘토담임제로 직업훈련을 받게 하는 제도를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인재은행을 만들어 훈련생의 DB를 보관하면 기업에서 필요한 이들을 소개받는 시스템을 만들면 스펙에 목을 매는 사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박근혜 후보의 발언이 현재에는 다소 뜬구름 잡기식으로 들려 실현가능성은 확인할 수 없지만 현실로 나온다면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이외에도 박근혜 후보는 여성 지도자가 가지고 있는 혹은 가져야 하는 리더쉽으로 섬세함과 조화로움을 꼽으며 자신의 섬세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 여학생이 질문에 항상 정확한 포인트가 아니라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두루뭉술하게 대답하는 편인 것 같다는 지적을 하자,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는 정확하게 말하는 편이라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한 안철수 교수에 관한  내용과 역사 인식에 관한 내용은 주제에 맞는 질문을 해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질문이 이루어 지지 못했다.



한시간여 이어진 강연은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강연회를 들은 한 익명의 학생은 "평상시 박근혜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강연을 들어보니 괜찮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반면 윤석민(국어국문학과, 21)씨는 "생각했던 것 보다 정확하고 강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인재은행에 관한 내용은 현실성이 없어보인다"며 "일단 그럴듯하게 청년들과 소통을 한다 혹은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만 같다"며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