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건강한 나이 20대? 이제는 틀린 말이다.


하루 세끼 챙겨먹고, 하루 8시간정도 충분한 수면을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건강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렇지만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유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처음 사회에 진출하여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20대. 오늘날 20대는 건강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 100세시대로의 진입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에 20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인생에서 가장 정점에 올라와 있는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점차적으로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와 달리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지만 20대에게 ‘건강관리’란 현실이라기보다 차라리 꿈에 가깝다.


환경의 변화가 많은 20대, 식습관 관리∙건강관리 준비 안 돼


한국의 학생들은 부모의 보호와 통제 속에서 생활을 하다가 20살이 넘으면 시간이나 생활면에서 자유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지시적이고 보호적인 환경 속에서 대학입시 경쟁에만 몰두하다가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20살이 된 학생들은 자율과 개방이라는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를 겪는다. 그들의 경우, 과다한 입시경쟁으로 식생활에 대한 교육이나 건전한 문화, 건강증진에 대한 지식 및 습관을 습득하지 못해 불규칙한 식습관, 흡연, 음주 등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외모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이어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많은 학생들이 건강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다이어트를 진행해 건강을 해치지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취나 하숙, 기숙사 등 주거형태가 변화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대학생활 문화정보 주간 잡지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 의하면 지방 출신으로 수도권 대학에 재·휴학중인 대학생의 2명중 1명은 자취나 원룸에 주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이지만 준비가 되기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생활을 독립적으로 관리하게 되므로 식사가 불규칙하거나 빈약하다. 여기에는 20대의 제한된 경제력이 한 몫 한다.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을 제외한 20대의 경우 푸짐한 한 끼를 먹기가 힘들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불규칙한 수업시간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인해 세 끼를 꼬박 챙겨먹는 것도 힘들다.

20대 남성의 경우, 20대 여성과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20대라면 보통은 20대 초에 군 생활을 경험하는데, 20대 군인들도 대표적인 건강 취약계층이다. 민간인이 섭취하는 영양소와 군인이 섭취하는 영양소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역한 지 이제 1년 된 원동훈(가명,24세)씨는 군대에서 밥을 먹을 때 무엇이 민간인과 다르다고 느꼈냐는 질문에 “정량배식이라는 점에서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는 점과 “취사병들의 요리 실력이 전문적이지 않고 조미료의 양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원씨는 실제로 자신이 속했던 2군단 예하 사단은 잔반을 줄이기 위해 조미료 사용을 늘리라는 공문이 내려온 것을 보기도 했다고.


20대는 정신건강도 위험하다


취업준비로 바쁜 지방대생 4학년 김혜인씨(가명, 23세). 휴학한 번 하지 않고 바로 취업할 생각으로 영어 스터디에, 면접스터디까지 하면서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인턴지원도 수없이 했지만 면접에 가서 자꾸 떨어지는 바람에 지방대 자격지심이 더 심해졌다. ‘난 안 될거야’하는 생각만 들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아보았는데 우울증이란다. 심한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지만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 대학 내 설치된 상담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일보


20대의 우울증은 이제 옛말이 아니다. 2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20대는 취업의 난관에 부딪힌다. (사립대학생의 경우)1년이면 천 만 원에 육박하는 학비∙생활비에 대한 부담, 각종 스펙∙자격증 획득도 모자라 외모까지 신경 써야한다. 스트레스는 20대의 건강을 위협한다. 대한민국의 20대는 대학입시에서부터 취업까지 끊임없이 경쟁의 늪에서 허덕인다. 거듭되는 취업실패로 인한 좌절감은 우울증을 가져오고 부정적 생각은 도전해야할 20대들을 무릎 꿇게 만든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우울증으로 인한 20대의 자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10~30대의 사망원인에서 자살이 1위인 것이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처한 현실이다.


이제는 20대 건강의 돌파구 찾아야 할 때


20대의 건강은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 20대 여성의 25%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빈혈부터 시작해서, 스트레스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탈모증이나 심하게는 결핵까지 질병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건강악화와 질병에 대한 예방책은 미비하다. 20대의 제한된 경제력으로 는 독립적인 보험가입이 어렵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데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도 힘들다. 뿐만 아니라 운이 좋아 큰 질병을 빨리 발견하더라도 약값이나 병원비 등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이 질병에 대한 공포보다 더 무겁게 다가올 것이다.


ⓒ주간조선


최근 20대 사이에서 결핵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결핵 신환자(20~29세)의 비율이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 9.33%나 증가했다.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대 결핵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역사회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충북 청주시는 지난 4월 19일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이동 검진을 실시했다. 크고 작은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20대. 가장 건강할 나이이지만 건강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결핵뿐만 아니라 20대를 위한 무료 또는 저비용의 건강검진이 있다면 어떨까? 지금보다 조금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