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박원순 서울 시장이 취임한지 1년 되는 날이다. 무상급식으로 불거진 정책 논란은 결국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퇴를 하는 사태로 번졌고, 안철수 현 대선후보가 지원한, 당시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남은 임기를 이끌어가게 되었다. 고함 20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초등학교 무상급식 안에 승인을 하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한 박원순 서울 시장이 그간 펼쳐온 정책들에 대해 돌아보고자 한다.


 전면 수정된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의 정책들

 1년 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주력사업으로 진행했던 '디자인 서울'의 일환인 '한강 르네상스'다. 한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책들은 현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바뀌면서 많은 부분 추진 중지 혹은 수정되었다. 대표적으로 경인 아라뱃길 사업으로 인해 'ㄷ'자 모형이 되었던 양화대교의 경우 10월 16일 직선화 공사가 완료되었다. 
 

공사 후 변한 양화대교 ⓒ서울시


 양화대교는 6000t급의 대량 선박이 지나갈 수 있게 교각 폭을 42m에서 112m까지 넓히는 공사를 진행해 2010년 2월에 완공되어 'ㄷ'자 모양이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후 경인 아라뱃길 사업이 백지화가 되면서 다시 기존의 모양으로 돌아온 것이다.
직선화 공사가 완료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줄어들었지만, 490억이나 되는 혈세가 낭비되었다. 이를 두고 공사가 완료된지 2일 뒤인 18일에 국토해양위 민주통합당 김관영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300만원 봉급 생활자가 한푼도 안쓰고 1,361년을 모아야 하는 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양화대교와 마찬가지로 경인 아라뱃길 사업이 중지되면서 112억을 들여 만든 '한강 아라호' 유람선도 지난 9월 25일 전면 매각이 결정되었다. 운행을 하지 않더라도 매년 1억원의 유지비용이 들기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세빛둥둥섬도 문제가 많다. '한강 르네상스'의 대표 이미지인 세빛 둥둥섬의 경우 오세훈 전 시장이 "세계 최대 인공섬이자 세계 최초의 수상 컨벤션'이라는 이름으로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대표 사업자 문제, 부실 공사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완공된 후에도 전면 개방이 1년 째 이어지지 않았고, 현재도 내부공사로 입장이 불가능한 상태다.

 세빛둥둥섬은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지어진지 1년이 넘도록 시민들에게 개방이 되지 않는데다 최근 불거진 문제로 전면개방이 더 늦춰져 '세금둥둥섬'이라는 오명까지 붙었다. 무려 1390억 원이나 드는 세금을 쏟아부었지만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업자 '플로섬'과 특혜, 부풀려진 계약을 맺은 것도 모자라 부실 공사와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는 도교 구조로 인해 안전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포한강공원에 위치한 세빛 둥둥섬



 최근 5개월여에 거친 서울시 자체 감사를 통해 플로섬과의 부당계약이 진행되었음이 드러났고, 현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말을 빌리면 "민자사업중 가장 많은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기록될 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한 사업"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감사결과에 따라 서울시와 플로섬은 협약 변경을 위한 재협상을 준비중이지만 사업방식을 'BTO'로 변경하고 운영기간을 현 30년에서 20년으로 줄이자는 서울시의 의견과 그것이 어렵다는 플로섬 간의 의견이 맞지 않아 협상도 난항이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에 따라 당시 계약을 추진한 공무원 15명을 엄중 처벌하기로 결정했고 2007년부터 5000억원이 투입되어 생수되신 수돗물을 마시게 하겠다는 '아리수 사업'의 경우 매몰비용이 너무 커 박원순 시장이 수돗물 음수율이 40%이상에 달하는 요코하마를 방문해 묘안을 찾는 등 진행중이지만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와 관련된 사업들은 "서울시의 채무를 줄이겠다"며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됨에 따라 폐지되거나 많은 부분 수정되어 진행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옳은 행동이었는지, 또 다른 세금 낭비였는지는 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잘못된 것을 즉각 시정하려는 자세는 긍정적이라 평가할 만 하다. 
 
 
벼농사,재개발.. 박원순 표 '밀어붙이기' 정책의 문제점

 전 오세훈 서울 시장이 '유럽 이름만 붙이면 다 ok'라더라는 농담이 돌아다닐 정도로 디자인 관련 산업을 마구 진행해 비판을 받았다면, 박원순 서울 시장은 대표적으로 도시 농업과 대형마트 규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도시농업을 추진해왔던 박원순 시장은 광화문 광장을 논으로 만들려고 하다가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상자벼를 광장에 전시했고,수확까지 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데다가 수많은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심 한 가운데에서 벼를 기른다는 것, 유명한 관광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예산만 낭비하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오페라 하우스를 지으려고 했던 이촌동의 노들섬에는 2만㎡에 달하는 텃밭을 만들었다. 허나 하루 방문객이 100여명에 달해 활성화에 대한 우려가 만만찮다. 


 박원순 시장은 취임 후 대형마트와 SSM가 주말에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었다. 전통시장과 소상인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전통시장의 매출은 시행 첫 주에만 9.7% 상승하고 전면적으로 시행된 이후에는 감소하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나 SSM이 쉬지 않는 날 이벤트를 벌여 손해를 메꾸는 등 별 실효성 없다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다.대형마트나 SSM에서 라면, 소주와 같은 물품을 팔지 못하게 하는 판매금지법을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하기도 했으나 "편의점들만 이익을 챙기고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편의점들이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소비자들만 괜히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 외에 싸이의 서울 공연 당시 뒷전으로 밀려난 예술가들이나, 별다른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재개발 정책도 박원순 표 정책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시민 우선 정책과 소통으로 대표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긍정적 행보

 그래도 박원순 시장의 정책들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왔다. "아무것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본인의 말처럼 뚜렷한 시의 변화는 없더라도 시민을 우선적으로 하는 정책들로 21조에 달하는 빚을 줄여나가는 모습 등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불편한 부분을 바로바로 시정하는 부분은 시민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시민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이용하여 맨홀 뚜껑이나 대중교통과 같은 부분의 불편함을 박원순 시장에게 전하면 바로 담당 공무원에게 연결되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 외에 9호선 요금 인상 문제 해결이나, 강제 철거 조치 취소, 여름마다 반복되는 물난리 방지를 위한 노력 등, 박원순 시장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시민들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전에 비해 대형 사업이 없어 서울시의 랜드마크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찾기 어렵지만, 비교적 소소한 부분에서 자주 소통하며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모습은 시민들이 이전에 비해 시장을 가깝게, 친숙하게 느끼게 하고 있다.

 장점인 소통 부분을 살려 지속적으로 호평 받는 시장이 되길

 박원순 시장의 대표적인 장점이라 하면 역시 SNS로 대표되는 '소통'이다. 시장이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부분은 이제껏 거의 없었던 일이기에,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박원순 시장의 비판받는 정책들 또한 전문가, 시민들과 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했기에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장점이 소통이니만큼, 박원순 시장은 그 부분을 살려 비판받는 부분을 시정하며 서울시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SNS를 통해 시민들과 직접적 대화를 하더라도 구체적인 정책들이 소통없이 무작정 진행된다면 SNS는 결국 인기를 끌기 위한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밝힌, 시장이 되고나서 떠맡은 다양한 문제들은 결국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정책들이었다. 똑같이 그런 우를 범하지 말고 소통이라는 장점을 살려 지속적으로 호평 받을 수 있는 시장으로 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