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의 새로운 연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구린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cool

"안 하는게 속 편해"… SNS와 헤어지는 사람들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121019023488&subctg1=&subctg2=&OutUrl=naver

19일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가 대학생 8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SNS 사용을 그만두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16%가 ‘자주 해 봤다’고 응답했다. ‘한두 번 정도 생각해봤다’는 사람도 52%에 달했다. 그만두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31%가 ‘사생활 노출’을 꼽았다.

특히 한국에서는 ‘남이 하는 것은 나도 한다’는 특유의 경쟁 의식이 피로감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승원 덕성여대 교수(심리학)는 “한 번 시작하면 적어도 남과 비슷한 수준으로 게임을 하고 친구 숫자를 늘리고 싶은 마음에 SNS에 열중하게 된다”며 “SNS상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도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20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해 ‘국민게임’에 등극한 ‘애니팡’은 밤낮없는 메시지 발송의 주범이 됐다. ‘카카오톡’과 연계된 게임 특성상 게임 아이템을 얻기 위한 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조절해가며 사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박창호 숭실대 교수(정보사회학)는 “앞으로는 관계가 무한히 확장되는 특성을 지닌 SNS를 벗어나 살 수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자신만의 사생활 공개 기준을 만들고, 원치 않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생활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도 그랬고 지금은 스마트폰 때문에 사생활은 항상 도마 위에 오른다. 지하철을 타면 다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옆에 앉은 아주머니까지 애니팡을 하고 계시니 이미 피부로 와 닿은 얘기들이다. 그런 이야기를 통계수치를 이용해 다시 한 번 확인해주면서 심각성을 일깨워준다.

없는 게 편하다는 것은 알지만 쉽게 끊지 못하는 페이스북. 본문에서는 우리가 가지는 특유의 경쟁의식, 남들이 하는 만큼은 나도 해야지 하는 생각을 잘 집어냈다. 그리고 스스로의 각성과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도 놓치지 않았다. 이 기사를 보고 특유의 경쟁의식을 애니팡 기록세우는 데 쓸 것이 아니라 이참에 나도 한 번 끊어보자 하는 곳에 써볼 수 있지 않을까.



Bad

실업급여 노린 20대들 "저, 좀 해고해주세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0/25/2012102500065.html

실업급여를 불법적으로 받는 20대 '가짜 실업자'가 늘고 있다. 본지가 고용노동부에 정보 공개를 청구한 결과, 지난해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하다 적발된 20대는 2009년(2327명)에 비해 14.5% 늘어난 2665명이었다. 전체 실업급여 부정 수급자(2만7338명)의 9.7%에 달하는 수치. 가짜 실업자 10명 중 1명이 20대인 셈이다. 올해는 6월까지 1108명이 적발됐다. 퇴사하고 재취업한 뒤에도 실업자인 양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는 물론 권고사직 처리돼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회사에 "잘라달라"고 말하는 경우까지 있다. 스스로 원해서 회사를 관두면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인쇄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이사 간다고 사정사정해서 권고사직한 것으로 해줬는데, 석 달쯤 실업급여 받으면서 쉬다가 옆 가게로 취업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본문의 내용은 20대들 사이에서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서 잘라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제목이나 통계까지 언급된 전체 글을 읽어보면 이 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우선 ‘20대들이 실업급여를 타면서 고생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10명 중 1명이 20대’, ‘전체의 9.7%에 달하는 수치’, ‘14.5% 늘어난’이라는 숫자를 접하면 일단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가짜 수급자 10명 중 1명이 20대라는 말은 9명은 20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얼마나 많은 20대가 실업급여 부정 수급을 하고 있는지 주장하려면 전체 20대 실업자의 수에서 실업급여 부정 수급자를 비교했어야 했다. 이 기사를 접하는 40,50대의 경우 자칫하면 20대를 ‘편하게만 살려고 부정을 일삼는 젊은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부정적으로 실업급여를 타는 것이 잘한 행동은 아니지만 ‘20대가 그러면 더 나빠’하는 식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은 부당하다.



Worst

까다로워지는 은행 면접…합숙에 연기·게임까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5896975

삼삼오오 모인 팀은 이 무성 화면에 음성을 입히라는 미션을 받는다. 주제를 정하고 이에 맞는 대사, 효과음을 넣어야 한다. 효과음을 내기 위해 빗자루 등 여러 가지 도구들을 찾느라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100대 1은 기본'이라는 은행권 채용 과정에 합숙은 기본이고 연기, 게임, 유머 등 이색적인 면접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지원자의 스펙은 배제된 블라인드 면접을 하면서 지원자의 다양한 면을 보겠다는 취지다.

지원자들은 애완용 안전라이트, 알뜰 튜브짜기, 분리수거용 가위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물품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면접관에게 팔아야 한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역할을 나눠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야하는 과제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인 면접으로는 지원자의 의도되고 꾸며진 모습밖에 볼 수 없다. 1시간 놀이가 1년 대화보다 그 사람을 더 많이 말해준다는 플라톤의 얘기처럼 자연스럽게 지원자를 관찰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스펙을 쌓아야할 땐 언제고 이젠 연기에 폴리아트까지 해야 한다. '폴리아트' 들어나 봤는가. 생소한 이 단어를 검색해보니 영화에서 사람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란다. 이 기사는 최근 치러진 은행들의 입사풍경을 설명한 기사이다. 은행들의 입장은 100대 1이 넘는 경쟁률 속에서 누구나 갖추고 있는 스펙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색다른 방법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그렇게 창의적이면서 색다른 방법으로 사람을 뽑는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취업준비생들의 입장도 그럴까.

이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면 ‘별걸 다 시킨다’는 반응이 많다. 은행들이야 자신들이 열려있고 창의적이라 생각하겠지만 20대가 보기에는 열려 있는 척, 깨어있는 척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갈수록 높아져가는 취업 문턱에 숨이 갑갑해져만 가는 것이다.

이 기사는 이 시대에 취업하는 것이 얼마나 작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제목에서도 이미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까다롭다’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이러한 관행에 대해 주로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생애 한 과정으로서 마땅히 누릴 수 있어야하고 노동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사회진출’이 20대에게는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은’ 까다로운 일이 되었다는 씁쓸한 기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