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의 새로운 연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구린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Best

“덜컥 임신…대학생 부부의 서글픈 사연”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211/h2012110502313821500.htm

정부가 결혼 장려, 신혼부부 지원, 출산 지원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도움이 절실한 대학생 부부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 근로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보육비 지원과 보육시설 우선권 대상에서 제외되고, 교직원이 아닌 탓에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교내의 직장인 보육시설조차 이용할 수 없다.

국내서도 대학생 부부가 점차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회 다양성 차원에서라도 세심한 정책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결혼 건수 32만9,000건 중 20대 비율은 44%였다. 이들 중 직업을 가진 20대의 이혼율은 10%인 반면 무직ㆍ가사ㆍ학생은 76%나 됐다. 대학생 부부가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려면 아르바이트(월 평균소득 56만원)로는 어림도 없고, 현재 아기를 맡길 곳도 마땅치 않다. 학생 신분, 부모 신분, 배우자 신분 중 한두 가지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생 부부에 대한 정부와 대학의 육아 지원책이 없다는 점을 꼬집은 기사다. 대학생 부부들이 맞벌이 부부보다 보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대학생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풀었다. 대학생 부부는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교내 보육시설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최악의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을 이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대학생 부부가 지금까지는 사회적으로 핀잔의 대상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양육과정에서 소수자, 약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선정한다.


ⓒ http://casillas.egloos.com/2957672대학생 부부들은 학교 내 보육시설도 이용하기 쉽지 않다.





Cool
[김호의 궁지] ‘진생쿠키’가 성공하려면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57978.html

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여성·청년들의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주도적인 자세’를 강조하면서 “정부야, 일자리 창출해라, 이런 수동적인 자세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애 젖 먹이면서… ‘웰빙 진생쿠키’를 만들어 구글에 올리면 전세계에서 주문을 받을 수 있는데… 왜 젊은이들은 수동적으로 대응하느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중략)  개인의 노력만큼이나 그 노력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는 정책과 구조가 중요하니까 말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일부 성공사례를 놓고 개인의 노력을 다그칠 것이 아니라, 기득권자에게만 기회가 더 돌아가는 불공정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좀더 균등한 기회가 돌아가는 ‘제대로 된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진생쿠키’발언에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했었다. 젊은이들의 열악한 현실을 뒷전으로 한 채, 또 다시 ‘수동적이다’는 다그침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한겨레의 칼럼은 진생쿠키가 성공하려면 개인의 노력만큼이나, 노력을 받쳐주는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성공사례라는 것은 ‘예외사례’라는 것을 지적하며, 그들의 사례를 두고 청년들을 다그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진생쿠키가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다만 청년실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과, 정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굉장히 원론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Bad
스펙보다 스킬이다(중앙일보)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9758341&ctg=2001

대기업은 “쓸만한 인재가 없다”며 난리고, 중소기업은 “오는 인재가 없다”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대는 현실이다.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대선 후보들은 불만을 달래느라 온갖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중앙일보 기자들과 만나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던졌다. 그는 대학 시절 벤처를 세워 29년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인물이다. 조 회장은 “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87.6%가 B 학점 이상을 받고, 토익·토플 점수를 높이는 요령이 판치는 세상”이라며 “스펙 준비는 당장 그만두고 스킬(기술)을 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들이 스펙보다 스킬과 능력을 보고 뽑는 마당에 자꾸 스펙 쌓기에 치중하니 ‘이태백’이 양산된다는 것이다.


답답한 글이다. 위에서 언급한 한겨레 칼럼과는 정반대의 논지다. “스펙 준비에서 벗어나 스킬을 쌓아야 한다” “정치권이 그들에게 자본주의의 피해자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게 아닌가"라는 비트 컴퓨터 조현정 회장의(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475/9758475.html?ctg=) 인터뷰를 인용하며, 사설을 통해 그의 말을 긍정한다. 그러나 대체 여기서 말하는 ‘스킬’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하다. 기업이 원하는 스킬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펙보다 스킬’이라는 말은 허무맹랑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실업 원인을 외부로 돌리면 청년실업의 해결이 어렵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취업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청년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실제로 지금의 청년들이 취업에 들이는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임이 분명해 보인다. 조 회장의 인터뷰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개인적 생각으로 여기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을 지니고 있는 중앙일보까지 청년실업에 대한 정부나 기업의 책임을 방기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씁쓸하다.




Worst
매일경제의 ‘제목 낚시’ 기사

1. 20대직장女. ‘동안’이라는 말 기분 좋았는데…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2&no=717399&sID=
2. ‘학교짱’ 일진출신 20대男, 삼성 입사하자 그만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2&no=721597&sID=504
3. 20대직장女, 연봉 3800만원 부족하다며 결국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2&no=721293&mc=
4. 보험사 과장, 20대 여직원에 당직 지시하자…헉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719715
5. 양악수술한 20대 女대생, 거울 보자 `돌연`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720269




이번주 언론유감의 워스트 기사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대신 '제목 낚시'로 지탄을 받고 있는 매일경제를 '워스트 언론사'로 선정했다. 매일경제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일까? 제목이 기사의 내용을 ‘먹어 버리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대와 관련된 다섯 개의 기사 제목을 보면 기가 막힌다. 제목을 보고 ‘낚여서’ 들어온 독자들은, 제목과 내용의 판이함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대직장女. ‘동안’이라는 말 기분 좋았는데…> 이 기사의 원래 제목은 <청바지차림 20대女, 경비아저씨 한마디에 버럭>이었다. 독자들이 불만을 터트리자 제목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전문직 진출이 늘어난다는 내용이었고, ‘경비아저씨’라는 말은 본문에 등장하지 않았다. 단순히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고 자극적인 제목을 지은 것이다.

<‘학교짱’ 일진출신 20대男, 삼성 입사하자 그만> 일진생활을 하며 어두운 청소년기를 보내던 전성규씨가, 삼성중공업에 입사해서 용접기술사로 일하고 있다는 훈훈한 미담이다. 그러나 제목은 교묘하게 ‘삼성 입사하자 그만’이라고 지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일진출신 20대가 사고라도 친 것 같은 뉘앙스를 준다.

<20대직장女, 연봉 3800만원 부족하다며 결국>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하여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타 회사의 연봉을 궁금해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제목은 역시 ‘이직 이야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결국’이라는 말을 쓰며, '3800만원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여성'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제목이다.

<보험사 과장, 20대 여직원에 당직 지시하자…헉> 20대 여직원들이 능동적인 자세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논지의 글이다. ‘여직원 기피 현상’을 단순히 여성들의 문제로 바라보는 기사의 내용도 문제가 있지만, 제목은 더욱 염려스럽다. ‘헉’이라는 말까지 붙이면서, 제목에서부터 20대 여성을 부정적으로 그리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양악수술한 20대 女대생, 거울 보자 ‘돌연’> 양악수술의 부작용에 대해 쓴 기사인 만큼 다른 ‘낚시 제목’보다는 본문의 내용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돌연’이라는 말까지 쓰면서 호기심을 부추기는 행태는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