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학교 홈페이지 캡쳐




지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을 통해 영훈국제중에 합격했다고 학교 측이 밝혔다. 영훈국제중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나뉜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한부모 가정 자녀에 해당되어 경제적 요건이 필요 없는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었다. 일부 언론이 이와 같은 사실을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하였으나 삼성그룹 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그룹은 공식 트위터 계정(@samsung)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학”했음을 강조했다. 
 
입학의 모든 과정이 제도적인 범위 내에서 진행된 만큼 이재용 부회장에게 도의적인 책임 이상의 문제제기를 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 삼성가의 아들이 사회적으로 배려 받아야 할 대상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국제중이 비싼 학비로 ‘귀족학교’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경제적 약자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에서 신설한 전형이다. 저소득층에게도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전형을 통해 재벌가의 자녀가 입학했다는 뜻은 제도에 하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선발기준과 선발방식 모두 문제가 있다. 2010년 서울시 교육청이 전형을 수정하면서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포함되면서 고소득층 자녀들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특목중, 특목고에 진학할 길이 열렸다. 일반전형이 서류면접으로 3배수를 선발한 후 추첨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는 반면 사회적 배려자 전형은 추첨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제도의 허점 덕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둔갑해 국제중에 입학할 수 있었다.
 
교육에서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할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 오히려 능력이 부족한 재벌가 자녀의 명문학교 입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훈국제중학교 만이 아니라 특목고, 명문 사립대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선발 기준에 소득수준을 고려한 기준을 설정하고 선발 방식 또한 밀실면접이 아니라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공개적인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진정으로 배려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 고쳐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