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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한국형 발사체(KSLV-Ⅰ) ‘나로호’의 발사가 성공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두 번의 발사실패 이후 세 번 만의 발사 성공이만큼 더욱 값진 결과다. 이로써 한국은 자체 기술로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세계 11번째 국가에 진입했다.

주요언론은 나로호의 발사 성공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과정에서 나로우주센터 및 관련단체의 연구원을 다루는 기사를 내보냈다. 경향신문은 “나로호 연구원들 ‘13년 땀과 눈물’로 쐈다”는 제호 아래 가정과 개인을 희생하며 나로호 개발에 몰두한 연구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기사는 신장이식을 하는 아내를 병원에 두고 나로우주센터로 가야 했던 연구원, 집안행사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한 연구원 등의 사례를 비장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나로호 개발 연구원들의 고충은 단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이용섭 의원(민주통합당 광주 광산을)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월 나로호 2차 발사 이후 현재까지 이직한 직원은 무려 35명에 달하며 이직한 직원 총 45명 중 80%인 36명이 비정규직 연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첨단의 기술을 다루는 나로호 개발 관련 연구원들의 처우가 이렇게까지 열악했다니 충격적이다. 정부는 이번 성공에 고무되어 2021년으로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KSLV-Ⅱ)의 발사를 2020년 또는 2018년으로 앞당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자 한다는 발표는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언론플레이를 하기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처우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 

우주개발관련 인력들이 이직과 해직에 대한 걱정 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끔 관련인력의 정규직화를 서둘러야 한다. 정규직화는 연구원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효과에 더해 안정적인 기술축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나아가 우주개발의 주인공이라는 미명아래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연구원들에게 가정과 개인을 돌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금전적 여유를 마련해줘야 한다. 연구원 개인의 희생이 계속되는 한 ‘스페이스 클럽’에는 가입할 수 있을지언정 한국이 진짜 우주개발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일은 요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