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학보사 전대신문의 조사결과 전남대 104개 학교 중 77개 학과에 MT에서 기합을 받는 문화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에 남아있는 전근대적인 기합 문화가 일부 대학, 일부 학과의 문제가 아닌 대학사회의 보편적인 문제임이 다시 한 번 밝혀진 것이다. 

단체기합을 대물림하는 문화가 최근 새롭게 생긴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면 이곳저곳에서 대학생들이 단체로 선배로부터 단체기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러나 이러한 소란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혀진다. 언론과 대중의 질타도 잠깐 뿐이고 다시 새학기가 시작되면 이러한 일은 반복되곤 한다. 

기합의 원인으로 다양한 지적이 나온다. 누군가는 ‘대물림’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현상을 끊기 위해 MT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누군가는 ‘예체능계’의 문제로 기합을 문제를 몰고 가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대학의 보수화’와 연관 짓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들 모두 기합 문제의 단면만을 지적하고 있을 따름이다.

기합문제의 이면에는 대학 내의 뿌리 깊은 권위주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학교는 학생에게, 교수는 학생에게, 선배는 후배에게 복종과 명령을 강요한다. MT에서의 기합문화는 대학의 권위주의적 문화라는 커다란 빙산의 일각일 따름이다. 기합문제는 일부 지역, 일부 학과, 일부 학생들에 한정된 문화가 아니다. 대학의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낳은 우리 대학 사회의 또 다른 얼굴의 일부분이다. 기합문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MT를 추진하는 등 좁은 문제해결에 집착할 사안이 아니다. 대학 내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권위주의 문화를 일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