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안철수의 지지층으로 여겨지곤 한다. 많은 20대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긴 하다. 3월 26일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20대 51.6%가 안철수를 지지한다. 30대 42%, 40대 41.1%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다.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서도 많은 20대가 안철수를 지지했다. 유세를 위해 대학가를 찾은 안철수 주위에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몰려들었고, 안철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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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 20대 또한 적지 않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의 20대가 다양한 이유로 안철수를 비판한다. 그 수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20대보다 적을 뿐이다. 다른 세대에 비해 20대가 안철수를 더 많이 지지한다고 해서 안철수 지지를 20대의 세대적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구호에 불과한 안철수의 새 정치, 정치쇄신

안철수가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새 정치와 정치쇄신 구호가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구호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을 안철수 지지로 표현했다. 무당파가 안철수의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새 정치와 정치쇄신 구호 비판은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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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이 모(22)씨는 “새 정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전이 애매모호하고, 본인의 행보가 새 정치인다운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새 정치를 하려면 그동안 왜 새 정치에 실패했는가를 알아야 하는데, 현 정치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확실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가 발표했던 정치쇄신안인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대학생 백승민(25)씨는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은 국회의원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여론을 이용한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의 말대로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었다면, 줄어든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더 강해졌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안철수의 정치 행보가 구태정치와 다를 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진보정의당 당원 오수환(28)씨는 “안철수는 노원병에서 쉽게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진보정의당과 아무런 협의 없이 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으니,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와의 단일화 분위기로 몰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가 삼성 X파일 사건처럼 민감한 사안에 관련된 질문을 피하는 행동 또한 기성 정치인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갈수록 안철수에 등을 돌리는 20대 많아

안철수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해왔다. 오랜 기간 동안 대선 지지도 1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던 안철수가 노원병 선거에서 새누리당 허준영을 상대로 압도적인 차이를 내지 못하고 있다. 3월 26일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안철수가 38.8% 새누리당 허준영이 32.8%를 기록했다. 4월 3일 조원씨앤아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새누리당 허준영이 44%를 기록하며 38.9%를 기록한 안철수를 제치기도 했다.

20대도 마찬가지로 안철수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안철수를 지지했던 20대들이 하나 둘 씩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와 박근혜의 양자 대결 상황을 가정한 여론 조사에서 꾸준히 65%가 넘는 20대의 지지를 받곤 했다. 하지만 현재는 50%가 겨우 넘는 20대가 안철수를 지지한다. 여전히 많은 20대가 안철수를 지지하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선 많이 줄어든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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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안철수의 이미지만을 바라보고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현상에 대한 반감이다. 안철수의 진심캠프 청년자문단에 참여했던 최 모(22)씨는 맹목적인 안철수 지지자들의 모습을 보고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게 됐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 국면 때 문재인이 단일후보가 될 경우 청년자문단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최 씨의 질문에, 청년자문단의 고문 격이었던 사람은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자신 또한 별 이유 없이 안철수를 지지했던 것이 위험한 지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