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나쁜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BEST
[사설] ‘청년실신’ 학자금 대출 부담 완화해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581729.html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달 내놓은 실태조사에서도 학자금 대출이 청년들에게 족쇄가 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대졸자 열 가운데 셋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으며 평균 채무액은 901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대출금 갚는 데 졸업 뒤 평균 4년5개월이 걸린다니 졸업과 동시에 한참을 빚 갚기 바쁘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졸업자들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서둘러 취업에 나서고 그러다 보니 일자리 질도 대출 부담이 없는 졸업자에 비해 떨어진다고 한다. 청년들의 날개를 꺾지 않도록 가압류 기준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등록금을 낮추고 장학금 제도를 확충해 졸업 뒤 학생들이 빚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한겨레는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빚더미에 오르는 현실을 지적했다. 청년 신용불량자가 심각한 이유는 졸업과 동시에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일자리 질도 대출 부담이 없는 대학생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이 사회‧경제적 계급을 나누는 또 하나의 족쇄가 된 셈이다. 한겨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는 등록금을 낮추고 장학금 제도 확충으로 졸업 뒤 학생들이 빚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제 지적 뿐 아니라 해결을 위한 방향성까지 잘 제시한 한겨레 사설에게 BEST를 보낸다.

GOOD
묻지마 대출하고 高利(연 39% 법정 최고 이자) 뜯어내… 서민 울리는 금융사 '약탈적 대출’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08/2013040800232.html

ⓒ 조선닷컴


◇무직 대학생에게 2000만원 신용 대출하고 이자 굴레 씌우는 금융회사들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내는 것은 '약탈적 대출'의 전형이다. 한림국제대학원대학 김순영 박사는 "가계 부채가 급증한 원인은 능력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약탈적 대출과 이를 가능하게 한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들에게 대출을 늘려주고 이자를 혹독하게 거둬들이는 것은 양의 털을 기른 뒤 깎는 '양털 깎기'나 다름없다"고 했다.…약탈적 대출은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의 문제만은 아니다.…사실상 모든 금융회사가 약탈적 금융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은행들은 외환 위기 이후 2003년 카드 사태 때까지 신용카드를 찍어내다가, 2005~2006년 주택 시장 활황기에는 주택 담보대출로 부채를 키웠다.


조선일보는 대출을 조장해 가계부채를 늘리는 금융권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가계부채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갚을 능력이 없는 대학생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 굴레를 씌우는 금융회사들을 ‘약탈적 대출’이라 칭하며 이를 가능케 한 금융 당국의 잘못을 꼬집었다. 결국 급증한 가계 부채의 실타래를 풀려면 금융권의 무분별한 대출행위를 규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도저히 갚을 능력이 없는 이들을 구제해 주는 튼튼한 사회안전망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만 조선일보는 독일 방식을 끌여들여 법정 최고 금리를 더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금융권의 무분별한 대출 규제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대안은 아쉽지만 급증하는 가계 부채의 근본적 원인을 짚어낸 조선일보 기사를 이번 주 GOOD으로 선정한다.

WORST
대학가 ‘無알코올 축제’ 하자는데 “술 없이 뭔 재미…” 어이없는 반발 (국민일보)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063085&cp=nv

전국대학총학생회장모임(전총모) 소속 20여개 총학생회는 ‘캠퍼스 내 절주’ ‘욕설·구타 근절’ ‘총학비리 근절’ 등을 3대 과제로 내걸고 이달 중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건국대 용인대 국민대 한양대 중앙대 등도 축제시즌을 앞두고 ‘무알코올 축제’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거세다. 술을 대체할 ‘놀 거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3일 학생총회에서 ‘무알코올 대동제’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투표자 920명 가운데 찬성이 180표에 그쳐 무산됐다. 숙명여대도 최근 총학생회와 과 대표들의 회의에서 캠퍼스 음주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술을 뺀 축제 아이템을 찾기 어렵다는 쪽의 의견이 우세했다. 지난해부터 교내 주점 설치를 금지한 한국외대는 최근 이를 어기고 주점을 연 동아리 회장을 징계위에 회부했다가 학내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무 알코올 축제’를 반대하는 여론을 단순히 ‘어이없는 반발’로 치부한 국민일보에게 아쉬움을 보낸다. 대학가의 ‘절주 캠페인’은 우선 취지는 좋으나 현실적으로 축제에서 술을 대체할만한 문화가 마땅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학생들의 반대를 단순한 ‘몰상식’으로 여기기보다 대체 문화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민일보는 이런 고민이 앞으로의 절주 문화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점은 도외시한 채 일방적인 시각으로 기사를 썼다는 평을 내리며 WORST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