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과외란, 가장 쉽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노다지같은 존재이다. 2013년 기준 법정 최저임금이 4860원인데 비해, 과외의 평균 시급은 2만 원에 육박한다. 남들이 8시간 내내 접시를 날라야만 벌 수 있는 돈을, 과외를 하면 단 2시간 만에 책상에 앉아서 벌 수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과외가 선망의 대상인 까닭에, 과외시장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다. 과외 선생님을 구하는 학생 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과외 학생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과외 학생을 얻기 위해서는, 과외 선생님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한다. 최근, 이러한 경쟁의 틈을 파고들어 이익을 누리는 업체들이 있다. 바로 인터넷 과외 중개사이트이다.  

인터넷 과외 중개사이트의 매커니즘은 간단하다. 각 사이트들은 선생님으로 가입한 회원에게는 학생회원 리스트를 제공하고, 학생으로 가입한 회원에게는 선생님 리스트를 제공한다. 회원들이 각각의 리스트에서 조건이 맞는 학생이나 선생님을 선택해 연락을 취하면 과외가 성사된다  

그러나 일반회원의 경우 학생의 학년, 지역, 희망과목까지는 볼 수 있지만, 연락처는 볼 수가 없다. 과외 학생의 연락처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유료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사이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3개월에 22천원, 6개월에 33천원, 1년에 5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과외사이트들은 더 많은 회원을 유료회원으로 등록시키기 위해 교묘한 상술을 펼친다

유료회원 결제하니, 잠잠한 과외 정보 문자 

▲ 과외 정보 문자

대학생 박하은(가명, 22)씨는 자신을 과외사이트 상술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박 씨는 작년 8M 모 과외사이트에 가입했다. 박 씨는 가입한 다음 날부터 매일 하루에도 수차례씩 과외 정보를 알리는 문자를 받았다. “문자 오는 걸 보니 과외 학생들도 많이 가입하는 것 같고, 제가 빨리 연락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채갈 것 같은 조바심에 유료회원 등록을 했어요.”  

그러나 막상 결제를 하고 나니, 과외 정보 문자는 전혀 오지 않았다. 박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업데이트 되는 학생 수도 많지 않았고, 연락처를 열람할 수 있는 것도 하루 2건으로 정해져 있어 연락을 취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박 씨는 유료회원으로 있던 4개월 동안 과외를 구하지 못했다. “어이없게도 정회원 기간이 끝나니까 다시 시도 때도 없이 알림 문자가 오더라고요. 상술에 놀아난 기분이에요. 너무 불쾌해서 당장 스팸 번호로 등록했어요.”


유료회원 아니면, 연락할 방법 없어

최희연(가명, 21)씨 또한 과외사이트의 교묘한 상술에 넘어갈 뻔 했다. 최 씨는 학생으로부터 선생님찜을 받았음에도, 유료회원이 아니었기에 그 학생에게 연락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 씨는 가입 당시 에 찜메일 말고 꼭 위의 연락처로 연락주세요라고 적어 놓았던 터였다. 그럼에도 굳이 찜메일로 연락을 한 것을 의아히 여긴 최씨는 고등학교 2학년인 동생 아이디로 학생 회원 가입을 해 본 뒤 깜짝 놀랐다. 자신은 분명 연락처 공개설정을 해 놓았는데, 동생 아이디로 확인해 보니 연락처 비공개로 표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 연락처 공개 설정을 했음에도, 학생 회원 아이디로 접속시 비공개로 표시.

최 씨가 가입한 G 모 사이트의 경우, 학생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유료 선생님 회원의 연락처는 공개되지만, 일반 선생님 회원의 연락처는 일제히 비공개로 표시가 된다. 때문에 학생 회원이 일반 선생님 회원에게 연락을 하려면 선생님찜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최 씨의 경우처럼 일반 선생님 회원은 선생님찜을 받아도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기에, 결국 유료회원으로 등록하지 않고서는 과외를 성사시킬 수 없다

최 씨는 이 사실을 알고는, 모두에게 공개되는 [자기소개]란에 연락처를 적어두었다. 정보 수정 시 [자기소개]에 연락처를 기입하면 삭제처리 된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최 씨는 이를 무시했다. “[자기소개]란에 연락처를 적은 지가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삭제되지 않았어요. 일반 회원이 돈도 안내고 연락 받는 걸 막으려는 상술인거죠. 결국 [자기소개]란에 적은 연락처를 보고 연락이 와서 과외를 구했어요.”  

▲ [자기소개]란에 연락처를 기입하면 삭제처리 된다는 경고문.

개인정보 유출 문제

과외 중개사이트의 문제는 지나친 상술 뿐 만이 아니다. 과외 중개사이트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매우 취약하다. 실제로 2011년에는 이른바 코갤 과외녀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과외 사이트를 통해 과외를 구한 학생이 여선생님께 정액을 섞은 음료수를 지속적으로 먹인 것을 디시인사이드 코갤에 인증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다른 코갤러들이 해당 과외사이트에서 그 선생님의 신상정보를 찾아내 캡쳐하여 퍼트렸고, 이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다. 결국 당사자도 이를 알게 되었고, 그 여성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채 법적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실제로 G 모 사이트에 학생 회원으로 가입을 해보니, 유료 선생님 회원의 사진, 이름, 학교, 학과, 학년, 연락처, 심지어는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에 사는지 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입 과정에서 진짜 학생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검증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일반인이 학생인 척 가입해, 이를 범죄에 악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해당 사이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을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회원들에게 양질의 과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