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지 2년이 지났다. 주민이 모두 떠난 경계 구역은 쑥대밭이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죽음의 땅은 일본 사회를 변화시켰다.

후쿠시마로부터 30km 떨어진 도시 미나미소마,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불안한 삶을 지속했다. 시청이 측정한 측정량은 제각각이었다. 시청의 말을 믿은 채 삶을 지속하기엔 자라날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별난 조사팀’이 26년째 멈춰있는 ‘체르노빌’로 향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발견’하고 각자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었다. 이 여정이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탄생했다. 이홍기 감독의 <0.23 μSV - 후쿠시마의 미래>가 그것이다.

체르노빌 핵발전 사고 27주기를 맞아 <0.23 μSV - 후쿠시마의 미래> 상영회가 열렸다. 행사에 초청된 고노 다이스케씨가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함20

지난 25일, 체르노빌 핵발전 사고 27주기를 맞아 녹색당 주최로 <0.23 μSV - 후쿠시마의 미래> 상영회가 열렸다. 27년 전, 4월 26일에 발생한 체르노빌 핵발전 사고를 추모하고 후쿠시마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0.23 μSV - 후쿠시마의 미래> 상영을 시작으로 질의응답과 발언의 시간이 이어졌다.

상영회를 주최한 이유진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이하 이 위원장)은 “원전은 우리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가 스스로 이런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하고 알려야 한다”고 말하며 행사를 주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상영 직후 군포에서 온 한 녹색당원은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처음 녹색당 당원이 되었다. 원전을 얘기하는 당이 녹색당 밖에 없다. 내 아이의 아이까지는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참여 계기에 대해 밝혔다.

또 특별 초청된 ‘탈핵신문’ 편집위원 고노 다이스케씨는 “핵발전 문제라는 게 에너지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전력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핵무기를 계속 만들기 위해서 그 기술을 유지하기 위한 핑계로 보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식품 문제에 관해 국제적인 집단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의 원자력 발전 현황과 최근 있었던 원전 중단, 고장 사고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부산 시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재가동시킨 고리원전에 대해 비판하며 우리나라의 원전 현황에 대해 지적했다. 최근 교보생명문화재단에서 주는 환경상을 받기로 한 일본의 반핵운동가 반 히데유키씨가 법무부로부터 입국 거부를 당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시민들에게 정보를 모아서 알리는 일들을 해왔고 그것에 대한 공헌으로 한국에 수상자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다큐멘터리 전반에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돼지 않은 사실과 연관 지어 정보를 은폐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행사에 참석한 문성환 학생도 “우리나라도 일본에서 나온 조미료를 먹고 있는데 피해가 얼만큼 심각한가”에 대해 질문하며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에 경기 녹색당 살림국장 김시권씨는 “체르노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딱 3일 만에 1,200km 떨어진 곳에 방사능 물질이 떨어져서 발각됐다. 폭발에 의해서 기체가 돼서 날아가는 거리가 1,200km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후쿠시마에서 서울까지 (직선거리로) 1,200km 이다. 바람이 어떻게 불든 우리나라에 떨어졌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하며 후쿠시마에서 계속 유출되고 있는 방사능 지수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에 전력 중 원전 이 30퍼센트 가까이 되는데 이 비중을 2030년도까지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게 국가 계획으로 되어있다. 이것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하며 원전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