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년제대학 등록금이 지난해에 비해 퍼센트로는 0.46%, 금액으로 고작 3만1천원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전국 4년제 대학 173개교의 공시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2012학년도 등록금 인하율 4.3%에 비해 1/10에 머무른 수치다. 대학등록금 평균 액수도 여전히 667만8천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 십년 간 꾸준히 이어져오던 대학등록금의 상승세가 한 풀 꺽인 현상만으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작년 4.6%인하에 이어 올해 등록금인하율이 고작 0.46%에 머무른다는 사실은 이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더 이상 등록금인하 여력을 상실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몇몇 대학에서는 등록금 인하를 이유로 수업시수를 줄이거나 학내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2013년 현재 사립대학들이 적립금으로 쌓아둔 금액이 무려 11조원에 이른다는 자료가 있다. 무려 6천8백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둔 대학도 있다. 대학들은 건축비 등으로 용도가 특정되어 있기에 등록금 인하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지만, 수 천억원의 돈으로 얼마나 건물을 더 올리겠다는 심산인지 이해할 수 없다. 적립금의 거의 대부분이 등록금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이니만큼 다시 등록금 인하 여력에 보태는 것이 이치에 맞다. 

대학들의 자구책도 필요하지만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출을 GDP의 1%규모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서 장관의 발언이 선언에 그치지 말고 한 해 두 해 잘 이행되는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