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매체 디스패치가 24일 배우 조인성과 김민희의 열애설을 단독 보도했다. 두 사람은 보도 직후 이 스캔들을 인정했으며, 온라인 포털들의 실시간 검색어 및 기사 조회 순위는 두 사람에 관련된 것으로 도배됐다. 디스패치는 23일 회사 SNS 계정을 통해 “24일 예쁜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단독 공개하겠다. 디스패치 기자들 생애 최고의 날이 될 듯싶다”는 내용의 ‘스캔들 보도예고’를 내놓기도 했다. 예고 이후 디스패치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급증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스캔들의 주인공을 추측하는 바람에 온갖 루머가 유통되기도 했다.

디스패치의 경우, 올해만 해도 김태희․비, 기성용․한혜진 등의 스캔들을 공개했다. 세 번의 열애설 보도는 매우 닮은 점이 많다. ‘보도예고’를 통해 매체 인지도나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를 늘리고, 스캔들 자체에 대한 화제성도 높여 둔다.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이다. 찍힌 연예인들이 촬영 사실을 알 수 없는 ‘파파라치 컷’으로 촬영된 사진들은 연애 사실의 증거로 활용된다. 기사 내용은 두 연예인이 며칠 몇 시에 어디서 만나 데이트를 즐겼는지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을 ‘미행’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내용이다. 연예매체의 기자들이 하는 취재는 마치 범죄 수사를 방불케 하며, 파파라치 컷은 ‘연애라는 범죄의 증거’ 수준으로 소비되고 있다.

‘열애 사실’이 아닌 ‘열애설’을 보도하는 행태는 새로운 일은 아니다. 국내외 스포츠․연예 전문 매체들에게 최고의 ‘특종’은 유명인들의 스캔들을 터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포털 위주로 매체 환경이 재편되고, 디지털카메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해당 매체들의 ‘스캔들 마케팅’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해당 연예인들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자사의 인지도와 조회수, 광고효과 등을 높이는 것이다. 뉴스의 소비자인 네티즌들도 이러한 스캔들의 창궐에 한 몫 하고 있다. 파파라치 매체들이 생산해낸, 연예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사진들을 매우 무덤덤하고 자연스럽게 소비한다. 증권가 찌라시 등의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유통시키면서 불확실한 루머들을 양산하기도 한다.

프라이버시 존중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연예 매체들의 미행 및 파파라치 행위와 네티즌들의 루머 양산이 합법인지의 여부부터 의심스럽다. 연예 매체들과 네티즌들은 일반적으로 ‘아이돌 사생팬’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아이돌들을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그들의 정신에 상해를 입히는 것에 대한 우려다. 제 얼굴에 침 뱉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찾는 연예 매체들과 그것을 소비하는 데 혈안이 된 독자들이 아이돌 사생팬과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