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홍대 공중캠프에서는 여러 자치공동체들이 모여 자치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누었다. 생활도서관 네트워크가 주도한 행사였기에 생활도서관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도 있었으나, 토론은 생활도서관이라는 범주를 넘어 자치공동체 전반에 대한 사유로 이어졌다. 자치, 그리고 자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각 공동체 간의 생각은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청년들에 의한 자치가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가 이루어졌다. 자치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 그리고 자치공동체의 활동 방향을 나름대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본회 역시 이 행사에 참여해 고민을 나누었고,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얻었다.

고함20은 20대 대표 언론이다. 20대의 목소리를 듣고, 성찰하고,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그 전에, 고함20은 하나의 자치공동체이다. 청년들이 모여 자율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공동체의 조직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고 공유하는 것을 고민하고 실현한다. 고함20이 처음 시작한 것도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몇몇 대학생들에 의해서였다. 자신들의 생각을 ‘기사’라는 형태로 자유롭게 쓰고 사람들과 이런저런 생각을 공유하다 보니, 어느덧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되었다. 햇수로는 거의 4년이 되었다.

취재기자들이 직접 쓴 기사를 통해. 고함20은 늘 20대의 목소리를 보다 명료하게 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20대들이 품고 있는 고민을 널리 퍼뜨리고 공유하려 한다. 이런 점에서 본회의 목적성은 확실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지난번 토론에서 ‘타자’라는 개념이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서 ‘타자’란 자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닌, 자치활동을 은연중에 억압하는 권력도 아닌, 그 중간에서 매우 상대적이며 유동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들을 말한다. 자치공동체를 하는 사람의 최우선적인 고민은 과연 이 ‘타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이다. 타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되,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때 타자에게 공동체가 주장하는 사명감만을 들이댈 수는 없다. 그 사명감은 내부에선 합의된 가치일지 몰라도 외부에선 합의되지 않은 가치이기 때문이다. 적정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20대 개새끼론’과 같은 일그러진 생각이 나올 수 있고, 자치공동체는 오로지 ‘그들만의 리그’로만 존재하게 된다. 자치는 타인들과 관계함으로써 존재한다.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고함20 역시 그러한 점을 항상 유념할 것이다. 본 매체를 지켜보는, 본 매체를 접하는 이들 모두가 타자일 수도 있고, 본 매체가 관계해야 할 이들일 수도 있다. 그 대상을 20대로만 한정을 지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개체들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를 아우르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20대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는 20대 대표 언론으로서 고함의 다짐이고, 나아가 하나의 자치공동체로서의 선언이다. 본회의 지속적인 활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