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국가근로장학금 제도는 최선의 선택에 가깝다. 그런데 오히려 이 국가근로장학금 제도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의 국가근로장학금 신청 페이지(출처: 한국장학재단)

국가근로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생들의 학업유지에 필요한 등록금 및 생활비 지원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장학제도다.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1~3분위까지 1순위, 4~5분위까지 2순위, 6~7분위까지를 3순위로 선발한다. 주간대학 기준 주 20시간만 근로하면 되며 시급은 교내 6000원, 교회 8000원으로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지원책이다. 때문에 지원자들의 수는 모집 인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문제는 학생 선발 발표가 학교에 따라 수강신청기간, 혹은 그 이후까지 늦춰진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학생들은 근로장학금과 일반 아르바이트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을 수 없다. 근로장학생 발표를 마냥 기다리자니 불확실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자니 근로장학금이라는 기회비용이 크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같이 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국가근로장학금이 이래저래 학생들에게 애매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장학재단에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학생에 대한 선발은 학교 자체에서 시행” 된다는 대답뿐이었다. 이번 달 30일에 선발 결과를 발표하는 서울 소재 J대학교에서는 “소득분위에 따른 학생선발은 한국장학재단에서 이루어지며 행정절차상의 문제로 늦게" 발표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가근로장학금 신청 마감일은 8월 2일이었다. '행정절차상의 문제'라는 것이 소득분위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의 성적 및 학적을 확인하고 근로지를 배정하는 것뿐이라면, 빨리 아르바이트를 구해야하는 학생들은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천에 위치한 A대학의 최수현(가명. 25)씨는 “집에서 돈을 받으며 생활하기 미안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국가근로장학금을 신청했지만 8월 2일 신청이 마감된 장학금 발표가 아직도 뜨지 않고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지훈(가명. 26)씨도 “국가근로장학금을 기다리다가 선발에서 떨어지면 적당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국가근로장학금을 포기하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장학생 선발 발표가 늦어지면 선발된 학생들의 수강신청에도 문제가 생긴다. 공강시간을 이용해 주 20시간 근로를 해야 하는 특성상 다른 근로학생들과 시간표 조율이 어려워지고 학생 개인적으로도 들어야하는 수업을 듣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국가근로장학금 제도가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에게 고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으나 국가근로장학금의 목적을 생각할 때 학생들이 곤란해지는 상황은 확실히 아이러니하다. 행정절차상의 문제든 다른 문제든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