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의 고연전 포스터가 ‘브로콜리 너마저’의 앨범 디자인을 표절한 사실이 밝혀져서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이 사건에 대한 일부 고대생들의 '적반하장'식 반응에 네티즌들은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24일 밤 브로콜리 너마저의 멤버 윤덕원(@yoondw)씨가 트위터에 “고대 기계공학부 학생분들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존중하는 법에 대해서 과외 좀 받으셔야겠습니다”라며 고대 기계공학부의 포스터와 자신의 앨범인 1/10의 앨범 디자인을 올렸다.

윤덕원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기계공학부의 포스터가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벽을 나타낸 브로콜리 너마저의 앨범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포스터에서는 1/10이라는 글자를 빼고, 과외 전단지 두 개를 넣어서 과외 시장에서도 연대보다 고대가 잘 팔린다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뿐, 기본 디자인은 동일했다.

왼쪽이 표절한 포스터, 오른쪽은 브로콜리 너마저 앨범 디자인



인터넷 상에서는 포스터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고, 고대 기계공학과를 성토하는 글이 이어졌다. 브로콜리 너마저측의 동의가 없었다면 기계 공학과는 표절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영리적 목적이나, 단순히 학교 축제에 쓰인다고 해도 이와 같은 경우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결국 고대 기계공학과는 오늘 오전 11시 경 “포스터는 해당 앨범 재킷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 맞다. 브로콜리 너마저' 멤버 및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에 브로콜리 너마저 측에서도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학생회의 사과를 받아들여 앞으로 이와 관련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는 글을 올렸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기계공학과부의 사과와는 별개로, 인터넷상으로 보이는 몇몇 고대생들의 삐뚤어진 시선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브로콜리 너마저측에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고려대 기계공학과의 표절행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이 글에 고대 총학생회 사무국장 ㄱ씨가 "브로콜리 너마저 측에서 대응을 이렇게 해야 했느냐"며 댓글을 단 것이다. 이 댓글은 네티즌들로부터 '적반하장'이라는 평을 들었다. 고대 커뮤니티인 고파스 내에서도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인데 총학쪽 사람이 왜 먼저 논란을 일으켰냐"며 반발이 일어났다.



고파스 분위기는 "기계공학과가 잘못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반대쪽 의견의 글들도 종종 보였다. “일을 키운 건 윤덕원씨 아니냐. 학생몇명이 축제용으로 만든 자료에 대해 저작권법을 들이미는 것도 지나치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댓글로는 '윤덕원씨가 비꼬듯이 말한 게 불편하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이와 더불어 이번 사건이 노이즈마케팅 의도가 아니냐며 브로콜리 너마저를 비난하는 글도 등장했다. “브로콜리너마저는 우리 대학생 사회에서 보이콧 해야 한다고 본다. 학생들 x망신 주면서 노이즈 마케팅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보고 있다” “자정해야 된다”와 같은 댓글이 다수를 이루었지만 “원래 망하기전 기업도 막판에는 저작권 문제로 시비턴다. 안 그래도 몰락하는 밴드 아니냐” “살다살다 앨범자켓 표절했다고 저작권 운운하는 xx 처음 보네”등의 브로콜리 너마저에 대한 비난 의견도 있었다. 


 

고파스 일각의 반응은, 기계공학과의 사과문이나 총학생회장이 오늘 새벽에 쓴 “기계과 학생회에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다만 현 상황에서 해당 학과 학우들이 많은 상처를 받을 것 같아 걱정된다.”등의 공식적인 의견과는 배치된 것이다. 앨범 디자인을 ‘무단 도용’해서 포스터를 만든 것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몇몇 고대생들의 반응은 학교에 대한'그릇된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네티즌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 고대생은 "'고대 수준 알만하다'식으로 여론이 흘러가고 있는데 기분이 썩 좋지가 않다. 학교와 관련 된 문제가 생겼을 때 다들 신중하게 발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총학 임원들은 조심해야 한다. 한 사람의 발언이라도 그것에 대한 피해는 전체 고대생이 받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