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육군은 부대의 일과시작 시간을 오전 8시에서 9시로 1시간 늦춘다고 발표했다. 육군의 기존 일과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조정하는 것이다. 또한 병사 기상시간도 6시에서 6시 30분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범적으로 육군 50%의 부대가 이를 시행하고 있고, 올해 10월부터는 전 부대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육군은 일과시간 조정을 통해 장병들의 복무 만족도를 높이고 전투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육군이 창군이래 처음으로 조정한 일과시간이 많은 장병들의 생활편의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에 대해 벌써부터 몇몇 장병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상시간과 일과시간이 늦춰지면 더 오래 자고, 여유롭게 일과준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다. 기존에는 오후 5시에 일과가 끝난 후 병사들이 밤 10시에 취침하기 전까지 어느 정도 개인정비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일과 시간이 조정된 이후로 오후 6시에 모든 일과를 끝낸 후 저녁식사 및 청소를 하면 개인정비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고 바로 잠들어야하는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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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에게 개인 정비시간은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사이버지식방을 이용할 수 있는 귀한 휴식시간이다. 그렇다면 일과시작 시간이 1시간 늦춰진 만큼 오전에 개인정비시간을 가지면 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 병사들은 오전에 개인정비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과 준비로 아침시간을 다 보내버리기 때문에 그 시간에 따로 운동을 하거나 개인적인 휴식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취사병인 경우 더욱 불편하다고 밝혔다. 일과시간이 한 시간 늦춰진 후 병사들의 저녁시간도 여섯시 반으로 늦춰졌다. 때문에 모든 장병들이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다 정리하면 취사병들은 생활관으로 돌아와 쉴 틈없이 바로 잘 준비를 해야한다.

대학생 정 모씨(육군병장만기 전역, 26세)는 “일과시간을 한 시간 뒤로 늦춘다면 일과 이후 잔업이 있는 날엔 장병들이 거의 자유 시간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침시간이 조금 빠듯하긴 했지만 일과를 준비하는데 그렇게 부족한 시간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대체적으로 전체적인 일과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기존 일과 시간을 유지하는 게 더 낫다는 반응이다. 

어린 자녀를 둔 군 간부들은 일과시간이 한 시간 뒤로 늦춰져 아침시간에 자녀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고 여유롭게 하루 일과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일과시간 변경으로 일반 육군 병사들이 느끼는 변화는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 과연 9시 일과시작이 육군이 설명한대로 장병들의 복무 만족도를 높이거나 병사들의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