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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에 대한 인식적 문턱은 꽤 낮아진 지 오래다.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혹은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하다는 생각은 이제 구식이 되었다. 상담심리사, 임상심리사 등 연관 직종이 매년 유망 직종 리스트에 오르는 것은 상담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담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경제적 장벽이다. 통상 심리치료를 위한 상담은 1회기(60분)에 5만 원에서 10만 원대를 호가한다. 상담을 통해 마음을 가볍게 하고자, 지갑까지 가볍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온전히 독립하기 어려운 대학생에게 장벽이 더 높은 것은 두말할 것 없다. 고함20 대학평가의 스물아홉 번째 주제는 대학 내 ‘상담센터’, 학내 상담센터에 대한 이해가 상담에 대한 경제적인 장벽까지 낮추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학내 상담센터는 기본적으로 심리검사와 개인, 집단 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우선으로 성격유형검사(MBTI), 다면적 인성검사(MMPI)와 같은 객관적 심리검사를 시행한 후, 이에 대해 상담자가 결과를 분석해주고 본격적인 개인 상담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A+ 장안대학교 학생상담센터  http://jscc7.jangan.ac.kr/counsel/individual.asp


장안대는 재학생 상담 비용이 무료일 뿐만 아니라, 횟수나 기한에 제한이 없다. 전화 또는 온라인 홈페이지, 이메일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굳이 상담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개인상담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우울증, 인터넷 중독, 섭식장애, 사회공포 회피, 자살, 강박증에 대한 자가진단을 제공해, 자신의 정신적 상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상담센터 내에 성상담실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차별 피해자에 대한 권익을 구제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성상담실은 성희롱, 성폭력, 데이트성폭력에 대한 개념규정을 돕기 위해 참고자료를 탑재하고 있으며, 자가진단 또한 가능하다.

 

 

A 국민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 http://sangdam.kookmin.ac.kr/


국민대는 재학생에게 상담 비용을 일체 무료로 제공한다. 다만 기간을 한정하는데 재학생은 최대 6개월 동안 주 1회씩 전문상담가에게 상담받을 수 있다. 전체 재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역시 상담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학우들은 전문상담자와 주 1회 정기적으로 만나며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온라인으로도 개인 상담을 신청할 수 있으며, 3일 전에 예약할 수 있는 날짜를 확인한 후 신청해야 한다.

 

일대일 개인 상담이 부담스러운 학우들은 집단 상담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대는 생활 밀착형 주제로 다양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감정을 드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우들을 위한 감정표현 집단 상담이나, 대인관계 맺기나 적성 진로를 탐구하는 집단상담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 여름방학에는 여학우를 대상으로 ‘다이어트 집단상담’을 실시한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는 2차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학사경고 프로그램’이 있으며, 본교 신입생과 재학생을 연결해주는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도 있다.

 


B- 고려대학교 학생상담센터 http://kuscc.korea.ac.kr/


고려대 상담센터 역시 자가진단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온라인으로 상담을 신청할 수 없으며 반드시 센터에 찾아가야 한다. 개인상담은 학우에게는 12회기에 한해 무료로, 일반인에게는 유료로 열려 있다. 1회기에 5만 원인 유료상담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12회기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선착순 10명 내외로 진행되는 집단 상담에 지속해서 참여할 수 있으며, 그 주제와 형식 또한 다양하다. ‘명상기법을 도입한 마음 챙김’ ‘중국 유학생을 위한 대인관계 향상’ ‘심리적 외상 치료를 위한 글쓰기 치료’ ‘스트레스를 다루기 위한 미술치료’ ‘독서치료’와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이어 상담센터는 학우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강연을 열고 있다. 첫 강연이었던 ‘영화를 통한 데이트 코칭’이 성황리에 끝난 후로 꾸준히 명사를 초청하여 강연이 열리고 있다.

 

 

B0 서강대학교 학생생활상담연구소 http://hompi.sogang.ac.kr/counsel/index.html


서강대 상담센터는 그 규모가 가장 크며 무려 20여 명의 전문 상담가가 있다. 일주일 평균 140명 이상이 상담센터를 찾는 등, 전국 대학 상담소 중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상담센터 이용이 활발하고 체계적이지만, 비용은 무료가 아니다. 개인상담과 해석상담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그에 앞서 선행되는 적성진단이나 성격검사, 지능검사, 종합심리검사는 모두 검사비를 내야 한다. 특히 종합심리검사의 경우 재학 중인 학부생이라 해도 15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장점이라면 아직 취업하지 않은 졸업생이라 해도 1년 이내 오후 5시 이전이라면 상담자와 합의하여 무료 혹은 저가로 상담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이하게도 서강대 상담센터는 모의취업면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대비 복장을 갖춘 상태에서 면접 장면을 녹화한다. 또한, 집단면접이나 집단토의, 프레젠테이션 실습을 거쳐 취업특강까지 수강할 수 있다. 4시간의 수업이 6회에 걸쳐 제공된다. 매년 5월 축제 기간에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열거나, 단돈 복채 1,000원으로 MBTI를 통해 성격궁합을 보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F 학내 상담센터를 설치하지 않은 학교


전국대학교학생생활상담센터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에 56개의 대학만이 학내에 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앞선 평가에서 낮은 성적을 받은 학교라도 일단 상담센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생 입장에서는 감지덕지한 일이라는 것이다. 구구절절 나열하기에도 많은 수의 학교들이 상담센터 자체를 갖추지 않고 있으므로 모두 가차 없이 F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