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핸드폰제조업체 팬택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전에 팬택은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결정했지만,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제품을 추가 구매를 거부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할 채권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팬택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재고품을 판매하는 것이 해결방안이지만, 이동통신사의 추가구매를 거부한 상태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2000년대 초 중소벤처제조업체인 팬택은 세계 5대 휴대폰 전문기업이었다. 대기업 사이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으로 벤처신화를 이뤄냈다며 칭찬받기 일쑤였다. 그러던 팬택은 지금 몰락의 위기에 있다. 언론은 법정관리 결정 후 팬택은 중국 업체가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해외 매각은 이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해외 매각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팬택의 몰락,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선 팬택 제품을 사용 중인 소비자들은 AS센터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다른 제조사에서 대신 AS센터를 운영해줄지언정 분명 유료서비스로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수리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핸드폰 보조금 지원 정책 등 우리는 핸드폰을 바꾸기 다소 쉬운 상황에 있다. 그렇다면 팬택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 안정화되어있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도 팬택 제품의 판매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결국 팬택을 제외한 대기업 핸드폰제조업체는 자연스럽게 핸드폰 판매 독점이 된다. 서로 얽혀 있는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3사는 보조금의 차이를 두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대기업의 독점이 이미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그 독점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국내외로 핸드폰의 공급은 충분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격경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결국 대기업의 과도한 독점욕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몰락을 불러왔고, 핸드폰제조업은 곧 정체기에 접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