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월호 유가족 중 한 명인 임요한군(단원고,17)의 아버지 임온유 목사가 성공회대를 찾았다. 이날 임온유 목사가 성공회대를 찾은 이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행 중인 캠퍼스 간담회 때문이다. 지난 22일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은 19개 대학을 돌며 학생들과 대화를 갖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캠퍼스를 찾아갑니다’ 간담회를 시작했다. 이 날 세월호 유가족들은 경희대와 성공회대학교에 들렀고 26일에는 가톨릭대를 들를 예정이다.

6시 30분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50명가량의 학생과 같이 진행됐다. 세월호 관련 영상 시청으로 시작된 간담회는 영상 시청 이후 학생들의 질문에 유가족인 임온유 목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로 한 학생은 “세월호 사건 이후 유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임요한군의 아버지 임온유 목사는 “가장 힘든 것은 아들이 살아있는 것 같은 착각이다”라고 답했다. “아직도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 만 같고 음성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라며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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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들의 모습이라 착각하고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기도 하다 멈춰 서서 울기만 한 적도 여러 번이라고 했다. 사건 발생 이후 임온유 목사는 팽목항이 아닌 진도체육관을 먼저 찾았다고 한다. 진도체육관에서 지켜본 세월호 구조 작업은 매우 더뎠다고 한다.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전달되는 사항들이 가는데 하루 오는 데 하루가 걸렸었다”라며 “책임 떠넘기기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라며 이 때문에 아들에 대해 애잔함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가 가라앉고 슬퍼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임온유 목사는 유쾌한 농담이 분위기 전환을 했다. 모두 같이 웃자며 “개구리 뒷다리~”를 학생에게 요구하기도,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직접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사화과학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가만히 있지 않으라 행진에 동참해 본 이후 정부가 국민들로 하여금 ‘가만히 있으라’라고 하는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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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임온유 목사는 “지식인으로서 정의가 바로 서는 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라며 정부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지식인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간담회 중간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저도 아들이 키우고 있는 아버지로서 세월호 특별법이 꼭 통과되길 바랍니다. 끝까지 용기 잃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등의 편지 내용이 있었다. 이에 임온유 목사는 “감사합니다”라며 답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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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의 한 학생이 지적했듯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두 계절이 지났다. 벌써 가을인지 간담회가 막바지로 다다를수록 추위에 떠는 학생들도 여럿 보였다. 4월 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은 두 계절이 지난 후에는 유가족들을 광화문, 거리, 캠퍼스로 나서도록 만들었다. 임온유 목사는 “다시는 죽음이 감춰지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라며 세월호 간담회의 끝을 맺었다. 앞으로 며칠간 세월호 유가족들을 캠퍼스를 돌며 학생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