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포털사이트에 모델 겸 배우 ‘김영광’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종아리’라는 검색어가 눈에 띈다. 지난해 초 김영광은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남자든 여자든 예쁜 사람이 좋다”며 “종아리 두꺼운 여자는 별로”라는 여성 외모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종아리가 아직도 그의 연관 검색어에 남아 있는 것이다.


논란 당시 김영광은 “의도한 바와 달리 오해를 사게 되어 속상하다”며 잡지 내용이 왜곡됨을 사과했고, 인터뷰를 게재한 에디터 역시 해명에 나섰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눈 이야기를 지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부연 설명한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지나친 외모지상주의와 솔직함을 넘어선 경솔함에 대한 채찍이었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에 대한 비난은 유효하다. 아니, 더 나아가 그에 대한 조롱으로 확장됐다.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에 그의 게시물이 올라오면 댓글에는 어김업이 ‘종아리 감별사’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게시물을 읽기 전에 종아리를 황급히 가린다’ 는 등의 농담성 댓글도 가득하다. 여기까지는 그가 잘못한 일에 대한 꼬리표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현장에서 인터뷰를 직접 듣지 않는 이상 정확한 진실을 알기는 어렵지만, 그가 여성의 몸매를 차별적으로 평가하고 입에 담은 것은 명백하다. 비난받을 일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한 커뮤니티에 김영광의 게시글이 올라오자 그에 대한 외모평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그의 외모를 지적하는 댓글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게시물의 내용과 상관없이 댓글에 등장하는 김영광에 대한 외모평가. 어떠한 부분을 지적하는지는 다르지만, 그 논리는 모두 같다. “외모지적을 한 당신 역시 외모의 흠이 있다”라는 것이다. 가령 “자기도 찌질하게 생겼으면서”, “얘도 키만 작으면 별로”, “그런 말을 할 정도로 생기진 않은 것 같은데”, “배우 할 얼굴은 아니지 않나”등의 댓글들이다.


논란 이후 많은 팬들도 등을 돌렸을 만큼, 그의 이미지는 여성들에게 소위 ‘비호감’으로 자리잡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를 향한 외모 지적 댓글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오히려 그들은 김영광의 잘못을 비난할 자격을 박탈당할 뿐이다. 김영광의 외모를 평가하고 웃어대는 네티즌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여성의 몸매를 가볍게 이야기하는 김영광과 다름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