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광화문 KT빌딩 1층에서 2014 아프리카人 이해세미나가 열렸다. 본 세미나는 미개함, 빈곤과 질병, 오지의 대륙이라는 일반인들의 지배적인 인식을 전환해보자는 취지에서 개최되었다. 월드투게더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 연구소의 주최 하에 진행된 이해 세미나는 아프리카 문화예술 분야부터 본국과의 지원‧개발 협력 사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뤘다.


첫 번째 발제자는 ‘쏘울오브아프리카(Soul of Africa)’ 이영주 대표로 아프리카의 예술품 판로 개척 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쏘울오브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내 상업적 가치가 있는 회화작품을 발굴해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아프리카 예술인에게는 수익증대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이 대표는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상호협력적인 관계 속에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들이 자립할 수 있게 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쏘울오브아프리카는 작품 전시나 중개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그림 속 이미지를 캐릭터화 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는 국내 사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 저작권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인해 개도국 예술인들이 해외와 거래할 때 불공정한 저작권 계약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 저작권 지식이전(교육사업) 및 저작권 신탁관리를 통해 그러한 거래 행태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월드투게더

ⓒ 아프리카人 세미나 포스터


김광수 교수는 [왜 아프리카인가?]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아프리카는 철저히 타자화되고 왜곡되었다”며 아프리카의 잘 인식되고 있지 못한 특징들을 다뤘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나이 많은 이가 죽으면 '하나의 도서관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이들은 문자를 남길 자원들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통해 전달되는 구전 문화가 발달되었다”며 현지상황에 대한 숙고 없이 문자가 발달되지 않았음을 근거로 아프리카를 미개하다고 평가내리는 행위가 옳지 않음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윤서영 교수는 [아프리카의 페미니즘 문학]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슬람 종교 기반의 남성중심 세계관을 극복하려는 페미니즘 성향의 대중소설을 소개했다. 윤 교수는 페미니즘 문학의 등장 원인으로 내전 이후 청년층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젊은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글쓰기 세대의 등장으로 정치‧종교 문제보다는 남녀간의 애정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꼽았다. 윤 교수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에도 대형서점이 있고 문학에 대한 수요가 있다. 이 같은 환경 덕분에 아프리카인들이 페미니즘 성향의 문학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 최근에는 이슬람에 입각한 페미니즘의 확산보다 서구 헐리우드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남성에 대항한 여성의 권리 신장이 이뤄지고 있다.


윤상욱 외교관은 [아프리카人의 無知와 우리들의 無知]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여러 생각할만한 점들을 남겼다. 윤 외교관은 “아프리카인은 노예무역과 식민 피지배 역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다”라며 초기 유럽인들이 만든 아프리카인이라는 정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잘 모르는 아프리카에 대한 역사가 많다. 아랍에선 유럽 식민지 개척시대보다 훨씬 이전인 8~20세기 동안 1,500만명 이상의 흑인노예를 포획하고 여성은 첩과 무희로, 남성의 경우는 거세를 시켜 번식을 막았다”고 말하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설명했다. 또 아프리카에 해안수도를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해 있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윤 외교관에 따르면 이러한 배경에는 유럽인들이 전염병을 염려해 해안지역의 아프리카인들에게 총과 칼을 주고 다른 부족을 대신 잡아오면 무기를 더 준다고 회유했던 역사가 있었다. 그는 “흑인들끼리 서로 싸우도록 유도한 이들의 만행이 잔인하지 않나”며 식민지 개척 시기 유럽인들의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윤 외교관은 또 아프리카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고기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고기를 잡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다”라며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모기장이 필요하다 하면 해외에서 무상으로 지원해준다. 결국 이들은 모기장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외부에서 기술적인 교육을 지원해줘도 익힌 것을 쓸 데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익힌 것을 써먹을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외국에서 협력 사업으로 체결하는 계약들은 주로 자원 채굴과 같은 성격의 사업들에 한정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교육을 받은 데 대한 인센티브를 줄 지속가능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서상현 수석연구원의 [아프리카人을 위한 개발협력 사례]를 통해 농업개발사업과 ICT분야 전문인력 양성 사업 등 한국과 아프리카의 개발협력사례를 설명하는 발제를 끝으로 세미나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