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으로 담배를 파는 편의점은 사재기를 막기 위해 하루에 1인당 담배 한 갑만 판매하는 등 담배 판매를 제한했었다. 담배 가판대가 비어 있는 편의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 사재기를 막자 담배 소비자들은 판매자인 알바생들을 분노 분출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로 담배 때문에 알바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편의점 알바생 ㄱ 씨에게 담배 인상으로 손님들의 폭언이 있느냐고 묻자 당연히 있다며 입을 열었다. "내 돈 주고 사는데 왜 안 파느냐, 감춰두고 파는 거 안다는 등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알바생 ㄴ 씨는 "뉴스에서 알바생 폭행 사건이 보도된 후로는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는 손님은 좀 줄었지만, 허니버터칩 모자라지 담배 안 팔지 손님들의 짜증은 여전하다"며 "오늘은 무슨 욕을 들으러 가나 싶다"고 했다.


또 B씨는 "1인당 담배 구매량을 정해두고 팔아도 어떤 손님은 시차를 두고 자신 근무시간에 여섯 번씩 와서 사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담배 사재기를 막기 위해 1인당 담배 구입량을 제한했음에도 결국엔 담배가 더 판매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이런 ‘잔머리’ 소비자들이 있을 경우 제2의, 제3의, 그 이상의 ‘잔머리’ 소비자가 생길 가능성이 없을까 싶다. 게다가 그런 소비자 중 왜 나는 안 되냐고 말하는 사람에게 과연 알바생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잔머리' 소비자들에게 CCTV를 보여주며 "이미 오늘 한번 오셨으니 손님에게 담배를 팔 수 없습니다"라고 해야 한다고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편의점 알바를 추천한다.)  


모든 화살은 알바생에게 향하고 있다. 최근까지 허니버터칩 물량 부족으로 손님들에게 시달리다 들을 필요 없던 담배 폭언까지, 편의점 알바생은 너무 힘들다. 그럼에도 없는 담배를 찾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담배 다 팔려서 없다"고 "죄송하다"고 말하는 그들이 애처로워 보일 지경이다. 알바생에게 분풀이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담배 인상은 알바생이 한 것이 아니며 그들은 분풀이 대상이 아니다. 그저 편의점에 고용된 사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