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이 메스를 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장학제도는 드디어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많은 학생이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공정한 분배를 이뤄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장학 제도에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2015 장학대란]에서는 한국 장학재단의 장학제도에 여전히 존재하는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피해를 받게 된 사람은 누구인지 들여다보도록 하겠다.


대학원은 한국장학재단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대학원생은 취업 후 대출금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 대출(ICL)을 이용할 수 없으며 국가장학금 대상에도 제외된다. 정부와 한국장학재단의 정책으로 인해 대학교 등록금은 동결, 인하되고 있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있다.


대학정보 사이트 ‘대학알리미’의 공시내용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12년도 738만 원, 13년도 735만 원, 14년도 695만 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14년 국정감사에서 사립대 일반대학원 평균 등록금은 2012년 1032만 원에서 지난해 1050만 원으로 3년 새 18만 원이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전원협 ⓒ뉴시스


지난 1월 7일 전국대학원 총학생회협의회(전원협) 소속 고려대, 동국대 일반대학원 등의 총학생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학부생들은 국가장학금, 든든학자금대출 등의 장학금 지원제도가 많지만 대학원생들은 등록금이 인상되는 추세임에도 일반학자금대출밖에 이용할 수 없는 것을 지적했다. 또 한국장학재단 관련해서 ‘대학원생에게도 취업 후 학자 상환 대출제도(ICL)를 허용할 것’, ‘학부 중심의 장학제도를 개선할 것’을 강구했다.


대학원생 “저희도 어려워요.”


전원협 소속 모 대학원 총학생회장 ㄱ 씨는 “현실적으로 주변의 대학원생들을 보면 정말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생활비와 대출금을 갚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없는 학생들도 있다고 ㄱ 씨는 덧붙였다.


ㄱ 씨는 이어서 “든든학자금대출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따른다면 대학원생 역시 학생이라는 입장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옳다”라고 말하며 대학원생들도 학부생 못지 않게 경제적으로 부담된다고 주장했다. 재학 중 부담이 없는 든든학자금대출과는 달리 일반학자금 대출은 일정 기간 후 대출과 동시에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학자금대출을 이용하는 대학원생들은 매달 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의 장학제도, 대학원생을 위한 것은 국가연구장학금뿐이다. ⓒ한국장학재단 홍보대사 대전 서부팀


한국장학재단에서는 대학원생을 위해 ‘인문, 사회계를 위한 국가 연구 장학금’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ㄱ 씨는 “주변에서 이러한 장학금을 받았다고 하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대다수가 학교에서의 장학금 제도를 통해 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가 연구 장학금 중 이공계열을 위한 장학금은 2010년 '복지사업 통합 정비 방안'에 따른 장학사업의 일부 통합 개편으로 신규 장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있다. 대학원생을 위한 반쪽짜리 연구 장학금인 셈이다


ㄱ 씨는 “실질적으로 대학원에서는 학부생들에게 주는 그러한 순수한 의미의 장학금이 없다”라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은 연구 조교 등을 하며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조교를 하면서 받는 인건비일 뿐이다. 그는 연구 조교 활동 장학금과 국가장학금 같은 순수장학금을 이분화해서 대학원생에게 지원해주는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원은 안 되는 이유가 뭐야?


ㄱ 씨의 말처럼 연구에 집중해야 하는 대학원생이 생활비와 대출금 때문에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이에 든든학자금대출 자체가 학부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은 본인이 선택해서 더 공부하기 위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든든학자금대출에 해당이 없다. 대학교와 대학원의 지원은 아예 분리되어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또한 의무교육이 아니라 본인의 선택으로 진학하는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올해 대학원을 졸업한 ㄴ 씨는 “모든 대학원생이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 집에서 학비를 보태줄 수 있는 애들도 많이 있고요. 그래서 국가장학금같이 소득 산정해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으면 대학원생도 편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ㄴ 씨의 말처럼 모든 대학원생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등록금과 생활비를 동시에 벌고 쓰기 어려운 학생들은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반값등록금이라고 해서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동안 대학원생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외면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