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역해 올해 복학한 추성민(23세, 가명) 씨, 그는 수업이 없는 날이면 집에서 밥을 먹는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 뭔가 허전하고 심심해요. 그래서 티비를 보거나 다른 것을 하면서 먹어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밥을 혼자서 먹는 사람이 많다. 이는 ‘오늘 뭐 먹지’나 ‘냉장고를 부탁해’와 같은 요리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다. 집에서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밥을 혼자 먹는다는 외로움 자체는 달랠 수가 없다.


혼자 밥 먹는 사람을 위해 ‘소셜다이닝’이란 것이 존재한다. 소셜다이닝은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만나서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음식을 매개로 하는 일회용 모임이다.


소셜다이닝은 2011년 미국 포틀랜드 지역의 한 부부가 ‘킨포크’라는 잡지를 발행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부부는 잡지에서 농부, 화가, 사진가 등 처음 만난 사람끼리 모여 요리를 하고 식사를 즐긴 이야기를 담았다. 국내에서는 집밥이라는 소셜다이닝 서비스의 등장 이후로 여러 다른 소셜다이닝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혼자밥 먹기의 고달픔.jpg ⓒtvN 'SNL 코리아'


자취생이 많은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3일 서울대 학생을 대상으로 같이 밥 먹을 사람을 찾는 ‘두리두밥’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었다. 이 앱은 점심, 저녁과 장소를 정해 신청하면 무작위로 밥 먹을 상대를 매칭해 준다. 팀 두밥의 대표 이현재 씨는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싶을 때 쉽게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동국대 ‘밥먹자’라는 모임은 2011년 10월에 처음 만들어졌다. 동국대학교 교내 커뮤니티 ‘디연’에서 같이 밥 먹을 사람을 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나서 이 모임이 만들어졌다. 갓 복학한 복학생, 동아리에 들기 힘든 고학번 대학생, 사람을 만나기 부담스러운 고시생 등이 이 모임에 참가했었다.


'밥먹자'의 강승현(25세, 가명) 씨는 '밥먹자' 페이스북 그룹에서 밥을 먹는 사람을 매칭해서 먹고 있다. “평소엔 밥 먹는 것 외에도 공강 시간에 같이 놀기도 하고 동아리처럼 개강총회, 종강총회도 했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밥을 먹는 사람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밥 먹자에서 친목 활동을 주도해서 하진 않아요. 마음 맞는 사람끼리 따로 놀죠.”


모임 운영에 대해서 승현 씨는 “소셜다이닝이 동아리화 되기엔 소속감을 부여하거나 강제성을 요구하기가 애매해요. 그래서 그룹 안에서 매칭해 밥을 먹는 것 시스템 말고는 거의 자율적인 친목활동이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페이스북 그룹을 대신해 애플리케이션에서 연계하는 시스템을 고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앱을 통해 소셜다이닝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구상 중이라고 한다.


현재 이 동아리 가입 인원은 194명이다. 이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원은 절반 정도다. 밥 먹자 자체 조사에서 밥 먹자에 들어온 이유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가장 사람이 많았을 때인 230명과 비교하면 인원이 줄어들었지만 이런 대학 내 소셜다이닝은 계속될 전망이다. 학기가 시작된 지금도 주 평균 3~4명의 사람이 밥 먹을 사람을 찾기 위해 이 모임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