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MBC 주말 뉴스데스크’일 것이다. 개편 전에는 8시로 시간이 옮겨간 것이 큰 화제였지만, 막상 개편 뉴스가 방영되고 난 후에는 그 내용과 형식 자체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첫 방송부터 귀여운 방송 실수가 있었는가 하면, 최일구 앵커는 갯벌에 낙지 잡는 어민을 직접 만나러 갔다. 이후 시청자들은 ‘처음이라고 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도 ‘재미있는 뉴스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것은 처음이다’, ‘뉴스에 본방 사수라는 말이 나오고 뉴스를 다운로드 받는 경우는 처음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방송이 두 번째 주, 세 번째 주까지 이어지면서 단점과 장점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이거 뉴스하자는 거야 예능하자는 거야?

일단 가장 큰 지적을 받는 것은 뉴스의 권위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뉴스에서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를 형성한다고 권위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웃고 보자’는 식의 분위기는 뉴스의 권위를 넘어 보도 자체의 무게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짜임새가 갖춰지지 않은 모습은 더 큰 문제이다. 전체적인 기사와 앵커 멘트 등이 짜임 있게 돌아가기 보다는 개별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이 역시 ‘친근함’, ‘유머’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너무 짙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점점 죽어가는 최일구 앵커의 멘트 파워

뉴스가 친근하고 미소 짓게 하는 방송을 추구하다보니 최일구 앵커가 그간 ‘어록’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넉살 좋은 촌철살인’의 멘트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 분위기 속에서 멘트를 하다 보니 그 힘이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 그 전의 딱딱한 뉴스 포맷에서의 그런 한 마디는 ‘통쾌함’을 주기에 충분했지만, 이제는 그 사용이 너무 잦다는 것이다. 갈색 배경에서의 빨간색보다 파란 배경에서의 빨간색이 더 돋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하지만 이렇게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앞서 말했듯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집중해서 뉴스를 시청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는 10월 30일 6%에 불과한 시청률을 보였다. 그러나 단 2주 만인 11월 13일에는 14%에 달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비단 이런 양적 시청자의 증가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다운로드 받아 볼 정도의, ‘팬’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질적 증가도 보였다. 뉴스데스크의 변화가 정확성, 공정성, 시의성을 헤치지 않는 것인 만큼, 이러한 정보 전달력의 강화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주말 뉴스데스크는 TV프로그램 공유 사이트에서 훌륭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현장감 있는 전달. 감정까지 고스란히 전하다.

개편된 주말 뉴스데스크는 ‘현장감’이라는 면에서는 개편 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특히 최일구 앵커가 직접 찾아가는 기획에서 현장감은 빛을 발한다. 사실 첫 방송 때 찾아간 갯벌을 보면서 자칫 ‘쇼’로 그칠까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최일구 앵커가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것을 본 이후로 현장감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재래시장 상인들을 인터뷰하며 어려움에 대해 듣던 도중, 성이 난 할머니 한 분이 화면에 ‘난입’한다. 그러고서는 거친 언성과 함께 욕을 섞어 인터뷰에 대답한다. 보통의 뉴스 같았으면 나가지도 않았을, 나갔어도 수많은 편집을 거쳐 2~3초쯤 나갔을 인터뷰가 비프 음으로 순화만 시켰을 뿐 거의 그대로 방송에 나갔다. 이 덕분일까, 이 뉴스를 보고 난 후로는 재래시장 상인이 ‘힘들다’ 말하는 것이 그냥 말하는 ‘힘들다’의 의미 이상인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현장감 있는 전달이 재래시장 상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준 것이다.

공중파 TV의 메인 뉴스는 방송국의 얼굴과도 같다. 해당 방송국이 갖는 ‘신뢰’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송이다. 따라서 이번 주말 MBC 뉴스데스크의 개편은 MBC의 신뢰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개편 이후의 반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무척이나 중요할 것이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산만함’과 ‘지나친 예능감’같은 요소들은 어느 정도의 수정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장점으로 언급되는 ‘현장감 고취’와 ‘뉴스 시청자 저변 확대’같은 것은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조금 더의 시간 이후, 더욱 세련된 주말 뉴스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