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6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헬로우 고스트’의 언론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있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시사회는 영화 상영 후 감독 및 배우들의 인터뷰로 짜여졌다. 2시간 남짓 상영된 영화는 시작부터 큰 웃음을 유발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상만 역은 배우 차태현이 맡았다. 상만은 고아로 외로운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여러 번 자살하려 했으나 번번이 미수에 그친다. 영화는 상만이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또 다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앞선 자살 시도처럼 이 역시 미수에 그치게 되고 상만은 후유증으로 귀신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상만은 네 명의 귀신과 동거하게 되고 그들에게서 벗어나고자 귀신들의 소원을 한 가지씩 들어주기로 한다. 차태현이 본인 캐릭터를 포함한 네 귀신에 빙의한 모습까지 1인 5역이라는 전무후무한 열연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능청스럽고 개성 만점의 코믹 연기로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차태현은 다섯 인물들의 모습을 연기하기가 쉽진 않았으나 모든 언론의 관심이 1인 5역에만 집중된 것에 대해 ‘저의 1인 5역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엔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 촬영하느라 모두 수고했다.’ 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상만이 만나게 된 네 명의 귀신은 그 동안 점잖은 역할만 맡아온 이문수, 톡톡 튀는 감초 연기의 고창석, CF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아역 천보근, 현재 대물에서 열연 중인 연기파 장영남이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이문수의 주책 덩어리 변태 할배 귀신 연기는 본인이 말했듯 ‘제 안에 이런 모습이 있었나.’ 라고 할 정도로 사실적이고 훌륭한 연기 변신이었다. 정 많고 유쾌한 택시 기사 골초 귀신 고창석은 다른 영화 촬영 관계로 시사회엔 불참하였으나 캐릭터와 혼연일치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천보근은 식신 꼬마 귀신 역으로 리얼한 먹는 연기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영화 등장 분량의 반 이상을 울며 연기한 울보 귀신 장영남은 ‘우는 연기만큼 어려운 게 없는데 정말 많이 울어서 힘들게 촬영했습니다. 우리 영화 잘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라는 말로 촬영 과정에 있었던 고충과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 영화의 백미는 이 세상 아버지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 삶의 무게에서 연상해 낸 ‘이고지고’ 씬이다. 상만과 병원에서 만난 네 귀신이 상만의 등에 포개져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으로 간담회 전까지 관객들은 대다수 컴퓨터 그래픽이라 여겼다. 하지만 영화를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식으로 촬영하겠다는 김감독의 강단으로 CG가 아닌 대형 크레인과 와이어를 가지고 배우들이 여러 번 고생한 끝에 촬영에 성공했다고 한다. 신인 감독의 열정과 패기, 그런 감독을 믿는 스텝들과 배우들의 단합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상만은 귀신들에 빙의해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연수를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극 중 연수는 시나리오 초안에서 가녀리고 우수에 찬 아름다운 목소리의 인물로 묘사되었다. 강예원이 배역을 맡고 촬영이 진행되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인해 최초의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캐릭터가 없어졌다. 또, 그녀의 육감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로 인해 감독은 CG를 사용해 연약하고 청순한 연수의 캐릭터를 살려야 하나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고지고’ 씬에서 확인했듯 감독은 CG 사용이 아닌 시나리오 수정으로 연수를 생기발랄하고 입체적인 인물로 변화 시켰다. 강예원은 ‘시나리오 상의 캐릭터가 저의 이미지로 인해 차츰차츰 바뀌니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연수에 몰입할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러워 했다고 한다.

네 귀신에 빙의된 상만의 다중적인 모습을 영문도 모른 체 접한 연수는 처음엔 그에게 거부감이 들었지만, 여느 영화가 그렇듯 결국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게 됨에 따라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이 때, 상만은 연수와의 대화중에 자신에게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고, 여기서부터 단순한 코미디 영화라 생각하고 작품에 몰입해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알듯 모를 듯 한 모든 장치가 이 장면을 위한 복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감독의 치밀한 각본에 관객들은 놀라게 된다.「간 큰 가족」,「바보」의 극본으로 충무로에 등장해 이번 영화로 데뷔한 김영탁 감독은 ‘헬로우 고스트’ 시나리오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주·조연 배우 및 투자사의 결정이 완료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감독은 ‘개봉 시기가 연말이라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쏘울 충만 해피 휴먼 코미디>를 목표로 영화를 제작했다.’며 즐겁게 관람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배우들의 경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연기와 감독의 치밀한 연출력으로 큰 웃음과 폭풍 감동을 몰고 올 ‘헬로우 고스트’는 12월 22일 개봉했다.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를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극장에서 유쾌한 웃음, 따뜻한 감동이 넘치는 영화 ‘헬로우 고스트’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