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여기 붙어라'는 새로운 모임이나 동아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20대를 위한 코너입니다. 무언가 시작하고 싶은, 혹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20대 여러분, 어떤 꿈을 그리고 있는지 여기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보세요. 시간, 열정, 용기가 없어 우물쭈물하고 있는 20대 여러분, 지금 여기서 당신과 함께 할 친구들을 만나보세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을 때 함께 할 사람들을 찾고, 인터뷰를 통해 알리고 싶은 20대 여러분 지금 바로 editor@goham20.com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고함20이 당신과 함께 할 사람들을 함께 찾아드립니다!)
 


자기소개와 ‘판’ 소개 부탁드릴게요

21살 한소정이구요, 지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재밌게 살고 있는 여자입니다. 하하
학교 다니면서 (판)하다가 두 마리 토끼를 못 잡는 것 같아서 휴학 중이에요 ~

판은 제가 강연하고 싶어서 시작을 했어요. 강연은 최고의 문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연사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에서 서로 교감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무궁무진한 매력을 느꼈죠. 처음엔 그냥 유명한 사람의 강연을 듣고 자극을 받아서 막연히 ‘강연하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사람만이 가진 재능이나 그런 것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런 이야기들의 장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한마디로 하자면 '대단하지는 않으나 위대한 당신의 이야기!' 단순히 강연회라고 하기 보다는, 강연 나눔회라는 말을 더 좋아해요.

현재는 제가 다 기획을 하고 홍보도 하고 있어요. 포토샵 같은 건 친구 도움을 받고, 강연회 날에는 고등학교 후배들이 와서 도와주고,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죠. 트위터로 먼저 DM을 보내서 친해진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렇지만 아무래도 혼자 하다보니까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를 했다고 했는데, 그때도 적극적인 성격이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적극적인 성격이었어요. 학생회 일 외에도 재밌다고 생각되는 일은 여러 가지 벌였었죠. 재밌는 에피소드요? 음, 고 2때 방황을 많이 했어요. 뭐 나쁜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술 먹고 그런 게 아니고 내적갈등을 좀 특출나게 겪었달까. 엄마 나 학교가기 싫다고 하니까, 자퇴서 쓰러 가자고 하길래 갔더니 엄마가 담임선생님한테 ‘얘 좀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는 거에요. 학교 뛰쳐나갔죠. 또 어떤 날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가방에 사복을 넣어서 기차타고 강촌 다녀온 적도 있었구요. 하고 싶은 건 해야 한다! 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제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



현재 부모님 반응은?

평소에 엄마랑 친구처럼 얘기를 많이 해요. 처음에 ‘엄마 나 강연할거다’, 하니까 엄마가 니가 하면 얼마나 하겠니 하는 표정으로 ‘그래, 해봐’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나중에는 ‘재밌겠다, 신기하다, 열심히 해라’하고 응원해주셨어요. 지원도 많이 해주셨구요. 절 많이 믿어주시는 부모님께 너무 감사해요.

'메모'가 습관이라는 소정님.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들에서부터, 강연 기획까지 한페이지건 두페이지건 우선 적고 본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생각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성공해서 나중에 해야지, 라고 생각하잖아요.

재밌는 걸 찾아다니다가 작년 여름방학 때 커리어 캠프에 참가해서 김태원씨의 강연을 들었어요. 그때 처음 강연가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강연하는 사람들은 모두 성공하고, 유명한 사람만 하는데 나의 분야는 뭐지? 개강하고 나서도 계속 그 생각으로 살았어요. 그 이후에도 연극을 보며 자극도 많이 받고, 유니브엑스토-아웃캠퍼스 주최 대학생 동아리 엑스포-에 참가해서 나랑 똑같은 나이에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 찾아서 하는구나, 나는 뭐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강연하고 싶다, 진짜 하고 싶다. 하고 싶어 죽겠어! 바닥을 치는 것 같았어요. 그럼 하면 되지, 해! 장소는 빌리고, 스펙업에 올린 다음 네, 다섯 사람만 모아서 하면 되지 라는 생각까지, 끊임없이 적어나갔죠. 어떤 특정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한 가지 생각을 오래 하다보니까 흐름이 자연스레 흘러간 것 같아요.



첫 번째 판은 어땠어요?
소정님 강연 제목은 ‘나는 초심을 잃어버렸다’던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궁금해요

준비가 많이 미흡했음에도 불구하고 40여 명 넘게 강연을 들으러 오셔서 너무 감사했었죠. 학생 분들도 많이 오시고. 연사 분들의 지인이나 가족 분들. 50-60대 분들도 오셨어요. 강연은 처음 들었는데, 굉장히 재밌었다고 해주셔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사실 첫 번째 판을 준비하고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막상 제 강연은 하지 못했어요. 초심은 처음의 결심, 그러니까 가장 순수한 상태의 꿈이라고 생각해요.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시련이 있더라도 다른 어떤 멋진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저에겐 강연가가 되어야겠다는 초심이 있었잖아요. ‘네가 어떻게 강연을 해, 다른 거나 찾아, 공부나 열심히 해.’ 이런 시련을 겪고 했지만, 초심을 잊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 초심이 결국엔 이렇게 판으로 변했다, 라는 내용이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판’ 일을 병행하기 힘들지 않았나요?

일은 빨리빨리 끝내면 되는데 집은 안산인데 학교는 공릉에 있으니까 한번 가는 데만 2시간이 걸려서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학교에서 사람들 만나고 수업 듣고 하는 것도 정말 좋지만, 지금 전 너무 행복하거든요. 너무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제가 만나고 싶은,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열정적인 사람들이 참 많아요. 목표도 있고 꿈도 있고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정말 재밌어요. 복학은, 글쎄요. 9월달 쯤에 ‘인간적인 강연회’를 기획하고 있거든요. 그게 잘 되면 복학은 미룰 수도 있구요. 아직은 고민 중이에요.



아무래도 일을 혼자 하는 만큼 슬럼프도 많았을 것 같은데

끊임없이 동기부여 하는 게 가끔 힘들었어요. 제가 안하면 안하게 되는 거잖아요. 주위 상황이 안 좋아지면 좌절모드가 되버리고. 첫 번째 판 진행하면서 대관 이런 게 잘 안 풀렸을 때 마이크임팩트, 테드 그런 단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내가 생각했던 거랑 너무 똑같은데, 이 사람들은 벌써 이렇게 기업을 만들어서 움직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스무살이 이런 거 혼자 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라는 안부 글도 받고, 위로도 받고. 친구들 격려도 받으면서 이겨냈어요. 더 힘들 때는 일에 더 빠져서 달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자주 하는 말이지만 전 '정면돌파'와 '사람'의 힘을 믿거든요. 시작은 혼자 했지만, 모든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이 정말 특별했어요, 빈말 같지만 정말로.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판을 하면서 사람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한 사람이 가진 능력이나 이야기. 그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자신들의 보물인데. 그런 걸 드러낼 수 있고 알게 할 수 있는 기억을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아존중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업? 그 프로젝트들 중 하나가 ‘판’이구요. 처음에는 단순히 강연을 하고 싶어 기획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연사가 될 수 있고, 청중은 그걸 보고 자극을 받을 수 있고, 사진을 찍거나 하는 재능 기부도 할 수 있고, 재능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은 거에요. 요즘 강연이 대부분 야, 할 수 있어, 해야 돼. 앞으로 가야지, 하면서 등을 떠미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20대여 열정을 가져라 뭐 이런 식으로요. 저는 그것보다는 인간적인 강연회 라는 타이틀 가지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삶이 요동치고 힘들 때는 강연을 듣고 싶은 생각도 안 들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등을 떠미는 게 아니라 어깨에 손을 올려줄 수 있는, 희로애락을 다루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우린 다 똑같은 사람이고 누구나 힘들어할 수 있구나, 그런걸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요.



궁극적인 꿈

제가 하고 싶은 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거거든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면서 어떤 생각이 통하고 느낌이 통하고, 이런 순간들이 너무 좋아요. 그런 장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호프집이 될 수도 있고, 갤러리가 될 수도 있고. 궁극적인 꿈은, 재밌게 살고, 제 자신을 알아가는 것. 너무 진부하고 철학적일 수도 있는데 정말 그렇게 살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판과 함께 했으면 좋겠는지

연사는 누구나 다, 환영해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판이니까. 유명한 사람들도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자기 자랑, 이런 건 안되구요. 어떤 것이든 청중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을 지닌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랑 같이 할 '판'을 펼칠 사람들은 뭔가 비전이 맞는 사람? ‘아 그래 맞아, 나 이거 진짜 하고 싶었어.’ 하고 공명할 수 있는 사람. 상시 연락 대기하고 있구요, 언제나 환영이에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일단 저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구요, 어떤 것이든 치열하게 고민하고, 바닥까지 치고 내려가서 그 바닥에 있는 선물을 잡고, 그 답을 가지고 그대로 행동을 하면.. 재밌어요! 생각했을 때 바로 행동하는 거,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천방지축처럼 세상에 뛰어들었지만 의미있는 수확을 거두고 있는 그녀. 그녀의 야심찬 시작이 지금의 판을 만들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독특한 강연회 판.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판치는 이곳에 자신만의 판을 벌여보는 것은 어떨까. 원하는 대로, 재미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