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자취왕님, 식사 하셨어요?

자취왕: 그럼, 자취왕은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 자취생일수록 건강을 챙겨야지. 자취방에서 혼자 있는데 영양실조로 쇼크라도 와 봐, 누가 들여다보겠니. 삼 시 세 끼 밥 먹는 것은 장수의 첫 걸음이란다.

발자취: 역시 왕다우세요. 그치만 혼자 먹는 밥은 정말 맛이 없네요. 자꾸 잘 안 먹게 돼요. 아, 정말 싫은 건 이렇게 혼자서 이렇게 조금밖에 안 먹는데도 음식물 쓰레기는 생긴다는 거에요. 음식물 쓰레기양이 많은 것도 아니고 조금씩 찔끔찔끔 나오니까 봉투 하나 채우는데도 너무 오래 걸리고. 요즘 날이 따듯해지니까 날파리도 생기고 냄새도 나고, 정말 음식물 쓰레기 무서워서 집에서 밥을 못 먹겠어요!

이렇게 쌓아뒀다간...변을 당하기 십상이야



자취왕: 그래, 나도 한 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지. 정말 음식물 쓰레기는 치우기가 곤혹스러워. 옛날 옛날 내가 발로 자취를 하던 시절, 여름에 싱크대를 안 치우고 일주일 동안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지. 아, 일주일 후 자취방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해.그 불길한 검은 구름을. 초파리가 사람으로 치자면 한 나라를 세우고 2대, 3대 까지 번창하였더군. 나는 그 이후로, 실제로는 아니라는 걸 알지만, 초파리 자연발생설을 심정적으로 매우 신뢰하게 되었단다. 혹시 혼자인 게 너무너무 외로워서 혹시 초파리를 반려동물을 맞이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음식물 쓰레기는 제때제때 치워야겠지. 사실 저거 나 아직 트라우마야.

집에 냉장고만 있으면 되는 아주 손쉬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이 있단다. 자, 냉동실을 열어봐. 황량하지? 아니라면, 진심으로 부럽네...... 어쨌든 작은 밀폐용기 하나 쯤 들어갈 공간은 있을 거야. 없으면 만들어봐. 자, 순서는 다음과 같아.

비어있는 밀폐용기에 음식물 쓰레기용 비닐봉지를 넣는다. 그리고 거기에 갓 생긴 따끈따끈한 쓰레기들을 넣는다. 밀폐용기의 뚜껑을 닫는다. 냉동실에 넣어서 얼린다. 또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면 용기를 꺼내서 계속 넣고 얼린다. 어느 정도 차면, 봉지를 용기에서 빼내어 묶어서 버린다. 이렇게 한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 얼렸기 때문에 냄새도 별로 안 나고 국물이 흐르거나 하지도 않아서 아주 편리하단다. 초파리도 안 생기지. 그리고 왠지 그래도 먹는 거 넣는 데에 쓰레기를 넣어놨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냉장고 청소도 좀 더 자주하게 되더라고, 나만 그런가?

그럼 밥 잘 챙겨먹고, 쓰레기도 잘 처리하고, 냉장고 청소도 가끔 하려무나. 대학생들 지금 중간고사 기간이지? 시험기간에는 또 냉장고 청소(비슷한 류로 화장실 청소, 옷장 정리, 책상 정리, 다이어리 꾸미기 등이 있지)가 그렇게 재밌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