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원,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학가에서 이 돈이면 배부른 한 끼 식사와 더불어 후식으로 음료 한잔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돈으론 식사 메뉴를 선택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양 많고 값도 싸다’고 인식되던 대학가 밥값이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충남대 주변 밥값 약 20% 올라

대학가 주변 식당 몇 곳을 비교해 보면 음식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 수 있다. 충남대 주변의 ‘A 음식점’, 돈가스를 주 메뉴로 판매 하고 있는 곳인데 일 년 전 이곳 메뉴의 가격은 4천 5백원에서 5천 5백원 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메뉴에 가격은 5천 5백원에서 7천원 선이다. ‘B 음식점’ 단일 메뉴로 백반을 팔고 있는 곳이다. 작년 까지만 해도 4천원이던 가격을 올해 들어서부터 5천원으로 인상 했다. ‘C 음식점’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이 많이 찾는 이 곳은 메뉴별 가격이 3천원에서 3천 5백원이던 것이 현재는 4천원에서 4천 5백원 선이다.

여기에 가장 저렴한 학내 식당조차도 5년간의 동결을 깨고 금년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충남대 제 2학생회관과 상록회관의 학식 가격은 1천 8백원에서 2천 5백원으로 올랐고, 제 3학생회관의 카페테리아의 메뉴는 종전 가격대를 유지하였지만 일부 메뉴를 인상하였다.

 

치솟는 물가 인상,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대학가 식당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2009년 2월 이후 20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선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그림 참고) 삼성 경제 연구소는 이번 년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4.1%로 전망 했다.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는 원인은 농수산물 가격의 인상이다. 원자재 가격의 인상이 식품과 공산품까지 번져 나가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전체적으로 물가가 인상되면서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인 대학가 식당들도 이를 더 이상 못 본체 할 수 없는 것이다. 

‘B 음식점’ 사장님은 “우리도 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식자재 가격 때문에 가격인상이 불가피 하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식당 주인들 또한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대 소비조합 여태성 계장 또한 “올해 1월부터 3월의 수익을 계산 했을 때 흑자 금액이 16만원에 불과 할 정도로 제정이 매우 열악하다. 1천 8백원의 식비에는 인건비와 식재료 값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과 구제역으로 인해 채소값과 고기값이 2배 이상 올라 적자 누적으로 더 이상 식당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라고 학식 가격 인상요인을 전했다.

 

  

우후죽순처럼 오르는 대학가 밥값, 사먹기 부담스럽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에게 올라 있는 학교 주변 밥값은 힘 빠지게 하는 요소중에 하나이다. 학생들에게 대학가에서의 한 끼 식사가 더 이상 여유로운 선택이 못 되고 있다. 학교 주변 밥값 인상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박효은(충남대, 토목07)군은 “예전의 학교 주변은 확실히 대학가라서 싸고 양도 많았다. 웰빙 붐이 일면서 질을 추구하게 되었고 5백원 내지는 1천원 정도 가격을 올리면서 깔끔하고 서비스 좋은 곳이 많아졌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와는 무관하게 가격만 오르면서 다른 동네와 크게 차이가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유미래(충남대, 독어독문09)양은 “신입생 때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궁동에서 자주 점심을 먹었었는데 휴학 했던 일 년 사이에 대학가 밥값이 많이 올라 있는 것을 보곤 매일 같이 학교 밖으로 나가 점심을 먹는 것이 쉽지 않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저렴하다고 인식되던 대학가 식당의 가격 변화와 그와 관련된 대학생들의 반응은 물가 인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서민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