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날 저녁7시대 각 방송사간의 시청률 싸움은 상당히 치열하다. 우선 이전부터 굳건한 자리를 지켜왔던 무한도전, 그리고 강호동이라는 최고 스타 MC를 원톱으로 내세운 스타킹. 그리고 KBS에서 몇 달 전부터 야심차게 기획된 천하무적 토요일등이 있다.

필자는 이런 것들 중에서 천하무적 토요일의 한 코너인 ‘천하무적 야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출처 : 민중의 소리)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 리얼 버라이어티!


천하무적 야구단은 베이징 올림픽, WBC등의 붐을 타고 KBS 예능국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작품이다. 야구에 관심이 많던 연예인 김창렬, 이하늘, 임창정 등은 담당PD와 함께 야구단을 직접 만들기로 결정을 하고, 각 분야의 연예인 선수들을 직접 섭외하기에 이른다. 개그맨 한민관, 방송인 마르코, 텔런트 오지호, 김준, 마리오, 동호, 이하늘 동생 이현배. 그리고야구단 단장 백지영, 그리고 감독 김C.... 네임벨류만 보더라도 정말 쟁쟁한 선수단들이다.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html?no=15374)


각종 블로그와 기사에서는 천하무적 야구단의 인기 요인이 ‘볼품없는 야구단의 점차적인 성장’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공도 못 잡고 던지지도 못했던 선수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실력이 성장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재미를 넘어선 특별한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http://drunkencoder.pe.kr/tc/155)


시간대를 바꾸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


(http://book.interpark.com/blog/polowjy)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 ‘천하무적 야구단’은 토요일 저녁 7시에 방영한다는 것이다. 이 시간대에는 3년간 그 인기를 차지해온 MBC의 ‘무한도전’이 있다. 국민MC 유재석을 필두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골수팬들이 많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천하무적 야구단과 무한도전을 함께 보고 싶은 시청자들은 관련 기사의 댓글, 혹은 ‘천하무적 토요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시간대 변경을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다. 밑의 사진은 싸이월드 기사 댓글과 천하무적 토요일 시청자 게시판을 캡쳐한 것이다.



그러면 과연 현실적으로 천하무적 야구단은 시간대를 옮길 수 있을까?


결론은 ‘어림없는 소리’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실성이 전혀 없다. 이 결론에 대한 근거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방송사의 수익구조부터 이해해야 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우선 무엇보다도 자본(금전/ 돈)이 필요하다.


그 자본을 끌어오려면 자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광고주’에게 부탁을 해야 된다. 광고주는 자신의 회사가 만든 제품을 광고해야 될 필요가 있고, 방송사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될 필요가 있다. 이 두 가지의 이해관계가 떨어지게 되면, 방송사는 광고주에게 자본을 지급받고, 대신에 광고주는 프로그램 앞이나 뒷부분에 자신의 제품과 관련된 15초 광고를 방영하게 된다. 이것이 ‘방송가의 기본적인 수익 구조’이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비는 방송사와 광고주가 결정하지 않는다. 한국 방송 광고 공사(KOBACO)는 이 광고비에 대해서 제한을 걸고 있다. KOBACO는 방송시각과 시청률에 따라 4가지 시급으로 광고비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1. SA 타임 : 황금시간대, 평일 20시~23시, 주말 19시~23시

2. A 타임 : 평일 및 공휴일 8시30분~9시 30분, SA 시급 앞뒤 한 시간,

일요일 8시 30분~ 19시, 23시~24시

3. B타임 : A시급 바깥쪽에 있는 시간대

4. C타임 : 나머지 시간대.


※ 2006년을 기준으로 전국 방송 프로그램 광고의 경우 시급에 따라 15초 광고 1회 방송에 75만원 ~ 1천 2백만원 정도이다. 가장 비싼 SA시간대의 15초 광고료는 약 1천 2백만원에 달한다.(출처 : 광고매체 기획론 - 김희진 외 2명 지음 p.246)


한국 방송 광고 공사는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 시간대 광고 시간을 광고주에 판매를 한다. 해당 시간대에 관심이 있는 광고주가 한국 방송 광고 공사와의 협상을 통해 광고 시간대를 사게 되면, 제품 광고는 해당 시간대에 방영이 된다. 아울러 한국 방송 광고 공사는 받은 광고비의 일부를 중계료로 가지게 되고 나머지는 해당 방송국에 지급하게 된다. 즉 대한민국에서는 방송국이 제작비를 받는 과정에서 방송국과의 광고주와의 직접적인 협상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를 생각하고 대한민국 방송 광고 상황에 맞추어서 다시 설명해보자! 먼저 방송사 측에서는 SA타임 때에 시청률이 높게 나올만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될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면, 광고주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주목할 것이다.


‘아하. 저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구나. 우리 제품 광고하면 딱이겠는걸.’


광고주는 한국 방송 광고 공사에 가격을 확인하고 해당프로그램을 사게 되고, 해당 프로그램의 앞이나 뒤 시간에 15초 광고를 하게 된다. 아울러 한국 방송 광고 공사는 일부의 수수료를 챙기고 나머지 금액을 방송사에게 넘겨주게 된다. 방송사는 이 금액에서 어느정도의 이윤을 남기고 나머지 금액으로 프로그램 제작을 다시 하게 된다.


즉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제작 → 시청률 상승 → 광고주 주목 → 광고주 프로그램 광고시간대 구매를 위해 한국 방송 광고공사와 상의 → 광고주 한국 방송 공사에게 광고비 지급 → 한국 방송 광고 공사 수수료 남기고 방송사에게 지급 → 방송사 이 금액으로 프로그램 제작 →  시청률 상승 → 광고주 주목 →  ....................



이렇게 반복이 된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황금시간대.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된다!


이렇게 보면 천하무적 야구단은 토요일 19시에 하는 황금시간대, SA타임 대이다. 방송사는 어떻게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될 필요가 있다. 이 돈은 배우들 임금, 스테프 임금, 작가 임금, 각종제작비로 빠져나가게 되고, 나머지는 방송사의 이윤으로 들어가게 된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대한민국에서의 방송사는 이러한 이윤 추구에다가 사회적 공익 추구라는 목적이 추가된다. KBS는 이러한 사회적 공익 추구를 위해 KBS 1TV에 다큐멘터리를 방영함으로써 그 목적을 어느 정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이라는 존재는 무시 못 한다. KBS는 KBS 2TV의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프로그램을 자본 획득을 위해 이용해야 한다. 이것은 방송사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다.


그러면 천하무적 야구단을 시간대를 바꾸는 것이 방송사의 이윤추구에 도움이 될까? 절대 안 된다. 현재 천하무적 야구단의 시청률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4월 25일부터 시작된 ‘천하무적 토요일’은 5.4%에서 그 시청률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낮은 시청률에서 시작되었지만 차차 그 시청률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주 토요일(8월 29일)에는 10.5%를 기록하였다.

(http://blog.naver.com/hayagoon?Redirect=Log&logNo=120068952808)


KBS측은 ‘천하무적 토요일’내에 ‘삼촌이 생겼어요’를 폐지하고 ‘천하무적 야구단’ 방영시간을 늘린다고 발표하였다. 이 경우 ‘천하무적 토요일’의 시청률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많이 남아있으며, 이는 많은 광고주들의 주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더 상상해보면 MBC의 ‘무한도전’ 시청률을 앞설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갑자기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다른 방송 시간대를 옮기는 것은 방송사 관점에서 보았을 때 상당히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청률 = 자본.


방송국이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이러한 방송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시청률이 나쁨에도 매니아 층이 있는 프로그램을 궂이 폐지하려는 이유도 이런 방송국의 자본시스템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좋은 프로그램이 나와 주었으면 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은 간절하지만, 방송사들의 이윤추구라는 목적이 존재하는 한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