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고문관 : 행동이 굼뜨거나 어리숙한 사람.

 

미군정(美軍政) 시기와 한국 전쟁당시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동시에 미군의 군사 고문관들이 우리 군대에 배치되었다. 그런데 이들 고문관들이 한국말에 서투를 뿐만 아니라 한국 실정에도 어둡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어리숙한 행동이나 실수를 많이 했으며, 한국인들이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고문관을 속이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일도 많았다. 이로부터 군대 내에서 어리숙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러 고문관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던 것이 사회밖으로 까지 폭넓게 퍼져서 쓰이게 되었다.

(출처 : 네이버 오픈사전 ‘고문관’)

 
((http://book.interpark.com/blog/polowjy))

필자가 글 초반부터 고문관의 사전적 의미를 남긴 이유는 현재 무한도전에 출현하고 있는 전진 때문이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아이돌 그룹 신화의 인기스타였던 전진은 2009년 현재 무한도전 내에서 고문관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http://stoo.asiae.co.kr/news/stview.htm?idxno=2009072713430067274)

멀리 따져볼 것도 없다. 무한도전 9월 5일 방송 ‘꼬리잡기’의 전진의 행동을 따져보면 고문관과 같은 특성을 볼 수 있다.

 

촬영 약속도 안 지키는 전진

 

첫 번째로 전진은 이날 촬영을 늦게 시작하였다. 당시 촬영시간이 9시였다고 하지만 전진은 그보다 한 시간 늦게 시작하였다. 원래 촬영에서 약속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진은 그 시간을 어겨 버렸다. 조직생활에서 약속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전진은 어떤 이유도 없이 자기 집 방문을 잠근 체로 그대로 있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보면 어떤 사람은 전진이 늦잠을 자서 촬영시간이 늦어 졌다고 하는데, 이는 확실하지 않는 내용으로 보인다.) 조금만 생각을 했더라면 9시에 촬영을 시작하고, 1시간동안 집안을 공개했더라면 어땠을까? 집안에서 나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어느정도 시청자들에게 더 호감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프로그램 룰을 이해 못하는구나.

 

둘째, 프로그램 룰에 대한 이해를 전혀 하지 못했다. 전진은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도 프로그램 룰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정형돈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아무 생각없는 말을 내 뱉기 시작한다. “라면에 밥 말아서 같이 먹을래?” 물론 이것이 어떻게 생각해보면 프로그램 재미를 위해 이렇게 말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은 전혀 재미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괜한 남 탓.

 

셋째, 괜히 남 탓을 했다. 프로그램 룰을 이미 파악한 정형돈은 여의도에 도착한 전진의 꼬리를 잡게 된다. 정형돈은 정당한 방법을 통해 프로그램 룰에 맞추어서 행동을 했지만, 전진은 프로그램 룰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게 무엇이냐고 정형돈에게 신경질을 내는 경솔한 행동을 저지르게 된다. 그 신사적 이미지의 유재석도 이 행동에 대해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면 당시 전진의 행동이 얼마나 황당한 행동이었는지 알만하다.

 

의욕도 없구나.

 

넷째, 의욕이 전혀 없다. 앞에서 언급한 세가지 내용은 결국 프로그램에 대한 ‘의욕’문제이다. 정형돈에게 잡힌 이후 여러 상황 속에도 전진은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다. 정형돈 & 전진과 정준하가 MBC 건물 밖에서 만났을 때도 전진은 정준하 혹은 정형돈 두 사람중 한 사람을 따라가서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어느 누구도 따라가지 않게 되고,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재미이다. 하지만 전진은 그러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해 왔다. 전진이 현재 욕을 얻어 먹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 이러한 현상을 군대 고문관과 연결시키면 어떻게 될까?

 


(http://ask.nate.com/qna/view.html?n=8063626)

집합 명령을 안 지키는 고문관

 

군대에 가게 되면 여러 집합 명령들이 많이 있다. 군대 내에서 시간 엄수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고문관은 군화를 신는데, 옷을 입는데 어기적대고 있으며 이는 군대 고참들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군대에 왜 왔는지 모르는구나.

 

고문관들은 군대 시스템 자체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군대의 기본적인 상명하복 체제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리버리 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괜한 남탓

 

고문관들은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군대에서 요구하는게 가혹하다고 할 뿐.. 고참이 가혹하다고 생각할 뿐..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고문관들은 왜 그러한 행동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다음에는 어떻게 고쳐야 되는지 생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그러한 실수를 아무 생각 없이 또 반복한다.

 

의욕없는 군생활

 

고문관들이 이렇게 의욕이 없는 이유는 사회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부모님과 애인이 있었던 사회를 빠져나와 갑자기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있을 경우 그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러한 상실감을 극복하고 능동적으로 해 나가는 사람들은 군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게 되면 그 군생활은 의욕이 없게 되고 결국 고문관의 길로 빠지게 된다. 고문관들은 군대에서 요구하는 행동은 절대로 할 수 없고, 오직 자기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 군대 선임병 들이 고문관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충재형 정신 좀 차리세요.

 


(http://bnet.textcube.com/552)

MBC 전 사장이신 최문순 현 민주당 의원은 무한도전이 인기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서로 협동하는 태도’때문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겉으로는 무한 이기주의 하면서 서로를 싫어하는 듯하지만 속에 들어가 보면 서로를 배례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여타 다른프로그램 출연자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것은 프로그램의 인기요인이기도 하면서, 무한도전 제작진들이 출연자들에게 요청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전진의 이미지는 그러한 요청과는 반대의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앞으로 두가지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무한도전 제작진은 전진이 군대가는 것까지 기다렸다가 결국에는 완전히 빼버리고 제작진과 전진이 서로 무시하는 경우, 두 번째는 전진이 현재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고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 이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 경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만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방송속에서 이를 생각해 나간다면 분명히 멋진 엔터테이너로 시청자의 머릿속에서 각인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고문관’ 전진의 모습보다는 ‘무한도전 인기스타’ 전진의 모습을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그의 결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