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새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출처 : 지붕 뚫고 하이킥 홈페이지)


MBC 새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 인기 순항중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시트콤의 새 전성시대를 열었던 2007년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후속편 격이다. 9월 15일 방송분인 7회는 전국 12.3%, 수도권 13.3%의 시청률(TNS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두 아내>를 오차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했다.

현재 <지붕 뚫고 하이킥>의 최대 인기 견인차는 바로 황정음이다.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2>를 통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녀는, ‘우결’에서 보여주었던 상큼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을 시트콤 속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인터넷 게시판도 그녀의 연기와 에피소드에 대한 칭찬글로 가득가득하다.


▲ 여대생 캐릭터를 잘 소화하며, 시트콤의 인기 견인차가 되고 있는 황정음. (출처 : 지붕 뚫고 하이킥 홈페이지)


황정음의 캐릭터는 20대의 평범한 여대생의 일상을 대변하는 캐릭터로써도 매우 안성맞춤이다. 사실상 그동안 김병욱PD의 시트콤들에서 대학생의 대학생으로써의 역할이 제대로 그려져 오지 않았었기 때문인지, 식상할 수 있는 캐릭터지만 식상하지가 않다.

그동안 김병욱PD의 작품에 나왔던 20대는 주로 사회에 어느 정도 이미 적응을 한 상태의 인물들로, 대학생이 공감할 수 있거나, 사회 초년생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김병욱PD의 시트콤들이 청춘 시트콤이 아닌 가족 시트콤이긴 하지만)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민용(최민용 분)과 서민정은 교사로 출연하고 있고, 이전 시트콤의 20대들도 주로 전문직의 자리를 이미 확보한 캐릭터들이었다. 가족 시트콤의 장르를 벗어나 20대가 대거 등장했던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도 박경림은 큐레이터였고, 김준석(박준석 분)은 재벌2세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 나왔던 권재황(이재황 분), 노민정(김민정 분) 등의 대학생 캐릭터가 있지만, 비중이 떨어졌다.


▲ 김병욱PD의 전작들에 등장했던 20대 캐릭터들. (출처 : daum 영화정보)
(왼쪽부터 최민용, 신지, 서민정, 박경림, 박준석, 소유진)


오히려 김병욱PD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가족 안에서 특수한 위치 확보가 가능한 미성년자 캐릭터를 20대 캐릭터보다 선호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 <웬그막>의 영삼이, <똑바로 살아라>의 형욱이,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민호, 범이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 김병욱 PD의 전작들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미성년자 캐릭터들. (출처 : daum 영화정보)
(왼쪽부터 김범, 박민영, 정일우, 김혜성, 김성은, 박신혜)


이러한 김병욱PD표 시트콤의 전통에 비추어 봤을 때,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등장하는 20대들의 비중은 심상치 않다. 극중 고등학교 교감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김자옥의 집의 하숙생으로만도 떼거리로 20대가 등장한다.

가장 평범한 20대의 모습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지방 ‘서운’대 여대생인 황정음, 중학교까지만 졸업해 사회에 부딪히며 ‘사는 것’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있는 신세경, 가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인나와 광수. 게다가 원어민 교사라는 특수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줄리엔까지. 20대의 이야기가 드러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충분히 기대하게 할만한 등장인물 구성이다.


▲ <지붕 뚫고 하이킥>의 20대 캐릭터들. (출처 : daum 영화정보)
(왼쪽부터 유인나, 광수, 황정음, 신세경, 줄리엔, 최다니엘)


이미 방송된 에피소드들에서만도 김병욱PD는 황정음이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서울대’ 학생으로 오인 받고 고민하게 되는 황정음의 모습, 돈은 없지만 무턱대고 명품을 좋아하는 여대생의 모습. 이러한 에피소드를 보며 박수치며 ‘어? 저거 내 얘긴데?’라고 했을만한 20대가 꽤나 많았을 것 같다.

물론 20대 이야기를 완전 현실적으로 다뤘던 케이블 채널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에 나왔던 이영채(정다혜 분)까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병욱PD의 전작들에 나왔던 10대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과장되면서도 살갗에 와 닿게 현실을 표현하는 놀라운 작가의 능력에 공감을 마구마구 던졌던 것처럼, 정준하, 노주현, 이홍렬 등 40대 아저씨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에 아저씨들이 공감했던 것처럼.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20대인 우리들도 열광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