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자리 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시행된 청년인턴제도가 1년을 채우면서 1년 계약직으로 고용되었던 청년인턴들이 다시 고용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청년인턴으로 1년간 근무한 4만 여명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소수로 나타나 대부분이 취업시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혼란이 예고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올해 말로 끝날 예정이었던 희망근로사업은 대량 해고 사태를 우려하여 내년 상반기까지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희망근로사업을 연장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올해 40만명 수준이던 본예산 기준 공공부문 일자리 지원 규모를 내년에는 55만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9월 7일자 기사 참고)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75425.html)



청년인턴제와 희망근로사업은 정부가 시행하는 단기성 일자리 늘리기 정책으로 각각 1년과 6개월의 계약기간을 보장한다. 청년인턴제는 ‘미취업 청년층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혹은 공공기간의 인턴십 과정을 제공하는 취업지원 사업’이다. 특히,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및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턴기간동안 인건비의 50%를 최대 1년간 지원한다.

희망근로사업의 경우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극복 및 취약계층 생계지원을 위해 시행되는 사업으로 최저생계 생활자에게 단기성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서 생계유지에 도움을 준다. 사업 대상자로는 만 18세 이상인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가구소득이 최저 생계비의 120% 이하 등 생계가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청년인턴제와 희망근로사업이 각각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각 제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불만과 개선요구가 속출하고 있다. 단기성 일자리 창출로 실업률 상승을 수치적으로 막아보려는 임시 방편성 정책이 아니냐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년인턴제도는 희망근로사업에 비해 취업률의 수치를 올리려는 임시방편책이 아니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청년인턴제도에 참여했던 박선규씨(가명. 28세, 사회학과 졸업)는 청년인턴제도가 “국가행정이 한국의 비정상적인 취업난을 타개하고 마련한 정책일 뿐이지, 실질적인 직업훈련제가 아니기 때문에 취업률 인상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도는 “국가가 중소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어 취업률을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듯 하지만 인재를 구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들이 유능한 인재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불공정 거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불공정 거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도가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인턴을 경험하고 나온 청년들 대부분이 청년인턴제도에 회의감을 갖고 있다면, 수치에 상관없이 성공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청년인턴제도를 경험한 사람들은 “청년인턴제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보통 그 쪽 직종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턴하면서 그 기간 내에 직장을 구하거나 공부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결국, 실질적인 구직활동에 도움을 받기 위해 일을 한다기 보다는 취업준비를 위한 유예기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박씨는 “청년인턴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구직중인 젊은 세대에게 돈을 주는 일자리가 아니라 돈보다 값진 경험을 주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면서 청년인턴제도를 수행하는 청년들에게 “반복적이고 단편적인 일을 시키기 보다는 젊고 창의적인 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의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1년이라는 단기성 일자리라는 특징 때문에 중요한 업무를 맡길 수 없다던 공무원들의 푸념처럼 청년인턴들은 단편적인 일거리와 잡다한 심부름들를 수행하면서 오히려 일에 대한 관심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 취업박람회를 찾은 학생들. 뉴시스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080903114215651


하반기 취업시장이 예전보다 적은 인원을 뽑을 것이라 예견되면서 벌써부터 취업준비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도 취업준비를 했던 청년들은 청년인턴제가 끝이 나고도 또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쉰다.

임시방편으로 마련된 청년인턴제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직업훈련 차원에서의 직장 내 교육제도와 단기라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분야의 일자리 창출 등이 필요하다. 기업 내의 모든 이슈를 알아야만 수행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프로젝트 위주 혹은 단기적인 성과창출이나 모니터링 등의 코스를 개발하여 청년인턴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젊고 창의력이 풍부한 20대의 열기를 기업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조금 식상한 말이지만 한치 앞이 아닌 멀리 미래를 보고 현재를 준비하자. 하석상대(下石上臺)식 대처는 붕괴만을 가져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