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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의 주도 아래 출발한 ‘희망버스’ 185대에 탄 1만 여명의 시민들이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앞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앞서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이들은 평화 행진을 벌였지만 85호 크레인 앞에 배치된 경찰들 앞에서 멈춰 섰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해산하라 외쳤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진압할 것이라 경고했다. 결국 경찰은 날이 밝는 걸 기다리지 않았다. 해가 뜨면 부산 시민에게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을 두려워 한 것처럼 보였다. 경찰은 최루액을 난사하고 물대포를 쏘는 등 강제 해산을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곤봉과 방패를 진압에 이용하기도 했으며 이 와중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최루액에 얼굴을 맞아 병원에 실려 갔고 심상정 진보신당 고문이 연행되기도 했다. 5시 22분, 심 고문을 포함해 시민 58명이 연행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현재 경찰이 지키는 것은 정치권력과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인다.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온 1만 여 명의 시민들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접촉이 현 정부에 그렇게 해가 되는 일일까?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현 정부의 정책에 어느 정도 위해 요소가 될 것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다. 김 지도위원과 희망버스 탑승자들의 만남이 여론에 영향을 미쳐 혹여 노동자 측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다른 파업현장에서도 노동자들 쪽으로 균형추가 기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일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었던 일이다. 단순히 정치권력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면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처럼 뭇매를 맞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행동이 조심스러워 질 수밖에 없다. ‘소통불능’이라는 딱지도 현 정부가 두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여론이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한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에게 우호적으로 형성됐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일 것이다. 우선 해고자를 정규직으로 복직시켰을 때와 비정규직을 고용했을 때를 비교해서 나올 수 있는 경제적 손해가 있다. 또한 한진중공업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 파업이 장기화 됐을 경우, 수주에도 피해가 올 수 있다. 결국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 탑승자가 접촉하고 이들의 만남이 노출 된다면 다른 누구도 아닌 조 회장에게 가장 큰 피해가 갈 것이다. 경찰은 공권력을 시민들로부터 사기업의 오너인 조 회장의 재산과 위신을 지키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곧 공권력이 시민들로부터 사유재산, 곧 자본을 수호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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