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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X청춘영화, 절망 속에서 우린 무얼 배울까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스포주의) 힙합과 청춘영화와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영화 와 는 힙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최근 종영된 방송에서 보여주는 힙합의 화려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쇼'는 이미 끝났다. Not 0 to 100이들 세계엔 ‘Show Me the Money’를 입력할 수 있는 치트키 창 따윈 없다. 이 영화들은 요즘 유행하는 트랩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스웩보다는 랩퍼의 고민에 집중한다. 자수성가의 이야기가 형성될 수 없는,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밑바닥에서 끝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끊임없이 반복되는 꿈과 현실의 줄타기 나 역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이젠 우리만 남았는데, 삶은 계속 진행되는 군be a li..

[웃지마라 궁서체다: 탈모편] 아저씨만 숱 없는거 아니에요

청춘이라는 찬란한 수식어 앞에 질병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그렇지만 20대와 질병은 정말 동떨어진 존재일까? 20대의 생활 속에도 질병은 존재하고 있고, 그 잠재위험 또한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질병’ 중에서도 은 말 못할 질병을 경험한(경험 중인) 20대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말 못할 질병이라 웃지 마라,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 노홍철과 장미여관은 에서 “숱 없는 남자~ 아저씨라 부르지 좀 말아줘요”라고 호소했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머리숱이 오빠와 아저씨를 구분하는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대머리’와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저씨’지만, 현실을 보면 딱히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20대 또한 탈모 안전지대가 아니다. 대학생 ㄱ 씨(25)는..

찌질하다면, 더 과감하게 - <숫호구> 백승기 감독

이 12척으로 330척을 물리친 이야기를, 수천 개의 상영관으로 천만관객을 모으고 있을 때였다. 나는 괜한 마음에 을 보는 대신, 과 함께 상영하던 조그만 영화들을 찾아다녔다. 그 때 봤던 영화 중엔 라는 영화도 포함되어 있었다. 금발의 캐릭터가 핫핑크 포스터 속에서 "지켜줘서 미안해"라고 외치고 있는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숫’호구인 30년산 모태솔로의 이야기다. 는 모태솔로가 자신의 순정을 알아주는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한다는 익숙한 스토리지만, 감독은 여기에 소규모 독립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SF 요소를 가미시켰다. 생명공학 박사가 등장해 주인공 ‘원준’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삼는다. 실험에 성공한 ‘원준’은 무려 봐라만 봐도 오르가즘이 느껴지는 ‘슈퍼 섹시 아바타’의 몸에 들어가 폭풍 방탕을 ..

[청년연구소] 청년들은 ‘정말로’ 배제되어 있다

은 2014년 5월 9일 '고함당'을 창당해 총 17개의 정책제안을 했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제안하자는 의도 아래 진행된 일이었지만, 고함당은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고함당원들의 씽크빅 부족으로 그들은 더 이상 정책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당원들은 고함당의 내실을 다지기위해 서둘러 씽크탱크인 '고함당 청년연구소'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고함당 청년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연구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15일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교황은 신빈곤과 더불어 “노동자들을 소외시킨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 이 표현으로는 ..

일상에 끌려다니지 않는 법, <족구왕>과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스포주의) 지금 이곳에는 여행에 대한 환상이 넘쳐난다. 일탈만 있다면 내가 자아를 찾고, 내 일상이 바뀔 수 있을 것 같은 환상. ‘인도 여행’이 그런 부류의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주자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전처럼 내 것 같지 않은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는 여행으론 우리의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기엔 역부족이다. 청춘영화의 어느 부류는 무전 여행처럼 방구석을 박차고 나서야지 비로소 시작되는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를 집어넣어 낭만을 노래한다. 하지만 여름에 개봉한 두 영화 과 는 다르다. 두 영화 속 청춘들은 그들의 현실 속에서 발을 붙이고 살면서, 여행의 돌발 상황 따위 없어도 일상을 스스로 변화시..

[검열의 풍경④] man, I’m f*ckin 얼빠

우리는 늘 어떤 기준에 들어맞기 위해 몸과 마음을 사린다. 사회나 조직의 '다수'에 속하기 위해서는 표현 방식, 때로는 표현여부 마저 뜻대로 선택할 수 없다. 나 역시 집단에서 배척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타인에게까지 그 화살을 돌리게 만든다. 고함20은 창간 5주년을 맞이해 한국사회의 검열을 주제로 4부작 기획기사를 펴낸다. 1부에서는 뿌리깊은 '빨갱이 콤플렉스'의 영향력 앞에 함구하는 분위기를 다룬다. 2부는 '처녀성'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겪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좌담 형식으로 담는다. 소위 '모태솔로'인 남성들은 연애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조롱당하고 바보취급을 받는다. 3부에서는 이들의 '무죄'를 변호한다. 마지막으로 락과 힙합씬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얼빠'검열과 ..

[검열의 풍경①] “나도 알아, 김정은 *새끼인거”

우리는 늘 어떤 기준에 들어맞기 위해 몸과 마음을 사린다. 사회나 조직의 '다수'에 속하기 위해서는 표현 방식, 때로는 표현여부 마저 뜻대로 선택할 수 없다. 나 역시 집단에서 배척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타인에게까지 그 화살을 돌리게 만든다. 고함20은 창간 5주년을 맞이해 한국사회의 검열을 주제로 4부작 기획기사를 펴낸다. 1부에서는 뿌리깊은 '빨갱이 콤플렉스'의 영향력 앞에 함구하는 분위기를 다룬다. 2부는 '처녀성'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겪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좌담 형식으로 담는다. 소위 '모태솔로'인 남성들은 연애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조롱당하고 바보취급을 받는다. 3부에서는 이들의 '무죄'를 변호한다. 마지막으로 락과 힙합씬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얼빠'검열과 ..

[고함당] 문화정책제안: 공연을 세금에서 해방해주오

고함20이 고함당을 창당했다. 고함당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대를 대변한다. 참신한 정책제안과 숨어있는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당의 목적으로 삼는다. 노동, 문화, 복지, 창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의 빈틈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고함당은 20대를 위한 정책의 공론장을 자처한다. 고함20의 기자와 독자 사이의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대한다. 20대는 자신의 여가생활에 만족하고 있을까?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2012년 10월에 발표한 에 따르면, 20대들은 여가활동으로 영화관람(39.2%), 술자리, 카페 등 사교모임(30.4%), TV 시청(28.66%), 웹서핑(28%) 등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여행(36.6%)과 연극, 뮤지컬관람(14.6%)을 즐기기 원했다. 즐기고..

<1박 2일> 논란, 오나미에겐 발차기를 날려도 괜찮아?

지난 7월 27일 방영된 KBS 에서는 출연진들이 바캉스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팀으로 나뉜 멤버들은 특유의 복불복 게임을 통해 각각 최고, 최악의 휴가 시나리오를 경험했다. 여기서 제작진은 게임에서 이긴 팀이 ‘비키니 미녀들’과, 진 팀은 개그우먼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등장한 개그우먼은 오나미와 김혜선 두 사람이었다. 역시 이날도 그들은 ‘못생긴 여자’로 소비되었다. 시청자들은 가족 예능에 '비키니 미녀들'의 과한 노출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여자를 게임의 ‘전리품’으로 전락시킨 것, ‘못생긴 여자’를 ‘벌칙’로 규정한 것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유호진 PD는 “방송 콘셉트는 휴가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가정해 진행된 것인데, 시청자들께서 불편하셨다니..